2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제일모직이 상장한 지난 18일 장중 코스피는 연중 최저치인 1881.73를 기록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통화정책에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자 미국을 포함해 유럽 등 선진국 증시가 올랐는데도 국내 증시만 후퇴했다.
이날 수급이 꼬이게 된 것은 제일모직의 상장 영향이 컸다. 한국거래소는 신규 상장한 종목을 상장 당일이 아닌 그 다음날부터 코스피나 코스닥지수에 반영한다. 상장 첫날 정상적 가격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변동 폭이 커질 경우 지수를 요동치게 만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제일모직으로 수급 대부분이 쏠린 상황에서 다른 종목이 상대적으로 소외받으며 착시 현상이 나타난 셈이다. 이날 외국인이 5243억원 팔았지만 이 가운데 제일모직이 4494억원을 차지했다. 기관의 순매수 금액 또한 4834억원에 달했지만 4004억원이 제일모직을 사들이는 데 썼다.
제일모직뿐 아니라 삼성SDS도 그랬다. 지난달 14일 상장 당일 삼성SDS를 외국인은 2995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기관은 5302억원 순매수했다. 이날 코스피는 일본, 홍콩, 대만 등과 달리 0.8% 하락했다. 삼성생명 등 다른 대형주 등장 때도 코스피는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류주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형주가 상장할 때마다 코스피는 예외없이 아시아 주요국 대비 가장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투자자가 상장하는 대형주에 관심을 집중하고 나머지 종목에 대해 무관심 내지 매도로 대응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제일모직으로 쏠린 수급을 제외하면 대내외적 요인은 안정적이라는 게 증권가의 진단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지수가 묶여있는 가운데 개별 종목장세로 갈 가능성이 높다”며 “연말을 맞아 대형주 가운데 낙폭이 과도하거나 배당이 기대되는 종목 등에 관심 둘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 관련기사 ◀
☞제일모직 글로벌지수 편입.."SDS보다 효과 적을 것"
☞[특징주]삼성SDS, 제일모직에 골품이 달린다?..신저가
☞[특징주]삼성SDS 닷새만에 반등..30만원 회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