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에 제일모직까지..초대형주 등장하자 코스피 '몸살'

외인·기관 거래상위종목에 모두 제일모직
유가 수혜업종이나 대형주 위주로 관심 가질 필요
  • 등록 2014-12-21 오전 10:39:24

    수정 2014-12-21 오전 10:39:24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과거 잇따른 초대형주의 등장 때마다 증시는 고비를 맞았다. 올해도 삼성SDS(018260)에 이어 제일모직(028260)까지 수급을 빨아들이자 시장은 어김없이 출렁였다.

2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제일모직이 상장한 지난 18일 장중 코스피는 연중 최저치인 1881.73를 기록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통화정책에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자 미국을 포함해 유럽 등 선진국 증시가 올랐는데도 국내 증시만 후퇴했다.

이날 수급이 꼬이게 된 것은 제일모직의 상장 영향이 컸다. 한국거래소는 신규 상장한 종목을 상장 당일이 아닌 그 다음날부터 코스피나 코스닥지수에 반영한다. 상장 첫날 정상적 가격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변동 폭이 커질 경우 지수를 요동치게 만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제일모직으로 수급 대부분이 쏠린 상황에서 다른 종목이 상대적으로 소외받으며 착시 현상이 나타난 셈이다. 이날 외국인이 5243억원 팔았지만 이 가운데 제일모직이 4494억원을 차지했다. 기관의 순매수 금액 또한 4834억원에 달했지만 4004억원이 제일모직을 사들이는 데 썼다.

실제 다음날인 19일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32.48포인트(1.71%) 폭등하면서 1930선에 바짝 다가섰다. 삼성전자의 배당 확대 등 호재도 있었지만 제일모직 지수 편입도 한몫했다.

제일모직뿐 아니라 삼성SDS도 그랬다. 지난달 14일 상장 당일 삼성SDS를 외국인은 2995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기관은 5302억원 순매수했다. 이날 코스피는 일본, 홍콩, 대만 등과 달리 0.8% 하락했다. 삼성생명 등 다른 대형주 등장 때도 코스피는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류주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형주가 상장할 때마다 코스피는 예외없이 아시아 주요국 대비 가장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투자자가 상장하는 대형주에 관심을 집중하고 나머지 종목에 대해 무관심 내지 매도로 대응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제일모직으로 쏠린 수급을 제외하면 대내외적 요인은 안정적이라는 게 증권가의 진단이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제일모직을 제외하면 외국인의 매도 규모가 줄었다”며 “러시아의 정책 대응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안정적 통화정책으로 극단적 위기 발생 가능성이 줄어드는 가운데 세계 금융시장 안정과 함께 유가 하락 수혜업종을 중심으로 한 매수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지수가 묶여있는 가운데 개별 종목장세로 갈 가능성이 높다”며 “연말을 맞아 대형주 가운데 낙폭이 과도하거나 배당이 기대되는 종목 등에 관심 둘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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