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헬기는 우리나라 최초의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이다. 본격적인 납품에 앞서 혹시 문제는 없는지 시험 비행이 한창이었다.
수리온은 기존 UH-1H 계열과 500MD 등 군용 노후 헬기를 교체하고 헬기 개발 능력을 키우기 위해 시작한 국책 사업이다. KAI가 정부 관리 아래 200여개의 대학, 연구기관과 6년에 걸쳐 만든 결실이다. 여기에 든 비용만 총 1조3000억 원에 이른다.
수리온 개발로 세계 6위권의 헬기 보유국임에도 국산 헬기 하나 없던 우리나라는 세계 11번째 헬기 개발국에 이름을 올렸다. KAI는 오는 2025년까지 수리온 300여대를 해외로 수출할 방침이다. 이는 전 세계 기동헬기 시장의 30%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만 해도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받았던 항공산업은 이제 이처럼 우리 손으로 만든 군용 헬기를 타국에 수출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KAI는 1999년 정부가 삼성, 현대, 대우그룹의 항공 사업을 통폐합해 탄생했다. 당시 연간 수천억 원의 적자에 허덕였지만 구조조정과 정부 지원 아래 KT-1, T-50, 수리온 등을 잇따라 개발하며 국내 유일의 항공기 제조사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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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완성된 항공기의 모습을 갖춘 연두색, 회색 기체에 숙련된 엔지니어 3~4명이 붙어 여기저기를 살피고 있었다. 이 공장에서는 부품동, 조립동을 거쳐 가져온 중간 단계의 제품을 조립해 완전한 항공기를 만든다. 인도네시아에 수출하는 고등훈련기 T-50, 국산 전투기인 FA-50등이 막바지 단장에 한창이었다.
이은윤 KAI 항공기공장 관리 부장은 “최종 조립공장은 무인자동화 창고를 만들어 생산자가 주문을 입력하면 기계가 자동으로 창고에서 물건을 가져다주는 시스템을 갖췄으며 자동 드릴링 시스템을 개발해 작업자의 근골격계 질환을 방지하고 생산성도 높였다”고 말했다.
항공기동을 벗어나 항공기를 보관하는 격납고로 향했다. 이곳에는 10일부터 인도네시아에 납품되는 국산 초음속 항공기 T-50i가 줄지어 있었다. KAI는 T-50i 16대를 오는 12월까지 2대씩, 총 8회에 걸쳐 페리비행으로 인도네시아에 수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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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 사업 분야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전투기와 같은 방산업은 수요가 안정적이지 못한데다 시장 규모가 정체돼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KAI는 현재 보잉과 에어버스 등 세계적인 민항기 제조사의 공동개발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앞으로는 부품 뿐만 아니라 완성 민항기 제조사로 새롭게 도약한다는 의지다.
하성용 KAI 사장은 “항공산업 시장은 반도체, 조선 산업보다 2배 이상 규모가 크고 성장 속도도 빠르다”며 “잠재 수요가 500여대에 이르는 KFX 사업 등을 조속히 추진하고 우주발사체와 같은 신규 사업에도 나서 우리나라가 항공선진국 G7로 도약하는 데 힘을 보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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