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룸 고갈 시대…신혼부부는 방이 2개 필요해

1~2인 가구 절반이 투룸에 거주
주택 공급은 초소형 원룸에 집중
아파트전세는 투룸보다 10~30%비싸
  • 등록 2012-11-16 오전 9:46:31

    수정 2012-11-16 오전 9:46:31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투룸이 씨가 말랐어요. 아파트 전세 얻을 돈은 없는데 이렇게 원룸만 지으면 신혼부부들은 어디서 살아야 할지…”

올 연말 결혼을 앞두고 있는 은행원 김모(31)씨는 토요일마다 관악구 일대 부동산중개업소를 한 달 넘게 찾아다닌 끝에 지난달 초 신림동의 전용 50㎡ 투룸 전셋집을 1억4000만원에 계약했다. 입주 날짜가 불과 3주 밖에 남지 않았지만 투룸 전세 물량이 워낙 없어 김씨는 일단 계약부터 했다.

20~30대 직장인과 대학생들이 많이 사는 신림·봉천동 일대는 원룸 전세 물량이 넘쳐나 그가 살고 있는 전세 5000만원짜리 봉천동 원룸(전용 17㎡)은 투룸 계약을 한지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세입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는 전셋집 잔금을 치르기 위해 예비 신부 이름으로 전세자금대출을 추가로 받아야 했다.

1~2인가구 실제 사는 집은 전용 40~85㎡

중소형 주택의 공급이 초소형 원룸에 편중되고 있어 실제 수요가 많은 투룸 주택의 공급을 더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실이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전국 2인 가구의 35.4%가 전용 60~85㎡, 32.5%가 40~60㎡에 거주하고 있다. 전용 40㎡미만 주택에 사는 2인 가구는 10.8%에 불과했다. 2인 가구 10명중 9명은 소형 원룸이 아닌 전용 40~85㎡인 투룸이나 아파트에 살고 있는 것이다.

1인 가구 역시 36%가 전용 40~60㎡, 25.4%가 60~85㎡ 주택에 살고 있다. 40㎡미만 주택에 거주하는 비율은 4분의 1수준인 27.2%에 그쳤다.

이같은 주거 형태와는 달리 최근들어서는 소형 원룸 비중이 급증하고 있다.

전용 40㎡미만 주택의 공급비중은 2010년 12%(5만3755가구)였으나 올해는 상반기에만 5만3966가구가 공급돼 전체 물량의 26.3%를 차지했다. 반면 올 상반기 40~60㎡주택 공급 비율은 전용 40㎡미만보다 적은 17.2%(4만1194가구)로 1~2인 가구 거주 비율 32~36%와는 차이가 컸다. 특히 서울지역의 올해 40㎡미만 주택 공급비중은 47.3%로 절반에 육박했고, 40~60㎡주택은 19.4%에 그쳤다.

아파트 전세가 투룸보다 10~30%비싸

투룸 공급을 늘려야하는 이유는 가격에서도 찾을 수 있다. 신혼부부 등 20~30대 1~2인가구는 전셋값이 비싼 아파트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투룸에 거주하는 것이 경제적 부담이 적다.

올 3분기 국토해양부 부동산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서울 신림동에 있는 전용 58㎡ 다세대 투룸(2002년 준공)의 올 3분기 전세가는 1억3000만원, 2001년 지은 56㎡ 투룸은 1억5000만원이었다. 그러나 같은 지역 아파트 전셋값은 LIG대학마을(1996년 준공) 59㎡이 1억6500만원, 갑을아파트(2002년 준공) 56㎡가 1억8000만원 등으로 투룸보다 10~30% 더 비쌌다.

부동산114의 11월 아파트 전세가격 통계에서도 전용 60㎡이하 아파트 전세는 전체 물량의 32%에 그쳤고 평균 전셋값도 1억8144만원에 이르렀다. 또 60~85㎡는 평균 전셋값이 무려 2억6539만원에 달했다.

홍석민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실장은 “도시형생활주택 도입 이후 1~2인 가구용 주택 공급이 초소형 원룸에 치중되는 경향이 있다”며 “투룸 거주 비율이 원룸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만큼 공급 물량을 다양화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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