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프리미엄 선물세트 가격이 평균 50원 만대를 훌쩍 넘어서면서 경기 불황과 잇따른 폭우로 인해 유통 3사가 ‘실속’과 ‘저렴’을 내세운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은 2600만원짜리 와인세트를 추석선물로 내놨다.
호텔 측은 미국의 가장 좋은 빈티지인 1997년산 브라이언트 패밀리 빈야드와 댈러 밸 마야 1997년산, 스크리밍 이글 2009년산 등 3개 희귀 와인을 묶어 딱 1세트만 한정 판매하기로 했다.
JW메리어트 서울호텔도 5대 샤토 와인 세트를 750만원에 판다. 샤토 마고(2007년산), 샤토 무통 로쉴드(2007년산), 샤토 라투르(2007년산), 샤토 오브리옹(2008년산), 샤토 라피트 로쉴드(2008년산) 등 프랑스 보르도의 5대 와인을 구성해 명품 이미지를 높였다.
홍삼도 다 같은 홍삼이 아니다. 신라호텔은 지난해 추석에 처음 내놓아 인기를 끌었던 ‘산삼 경옥고’를 이번 명절에 다시 한 번 선보였다. 최고급 건강기능식품인 ‘산삼 경옥고(400g)’ 1단지를 330만원에 판매한다. 산양삼과 백복령 등 재료로 만든 한약으로 80세까지 장수한 영조가 복용했다는 설명이다. 100g에 82만원 정도로 한 티스푼이 5g인 것을 감안하면 한 번 복용하는데 4만원가량 드는 셈이다.
한우세트와 수산물 역시 급이 다르다. 신라호텔은 ‘프리미엄 한우 명품 세트(3㎏)’에 전북 정읍의 청보리만 먹여 키운 30개월 이상 한우의 다양한 부위를 담아 100만원에 내놓았다. JW메리어트 서울 호텔도 프리미엄 명품 한우 등을 30만~60만원 대에 선보였다.
하지만 초호화 선물을 판매하는 특급호텔의 행태가 사회적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비판이 일면서 일부 호텔들은 명절 선물과 관련해 외부 노출을 삼가는 분위기다. 롯데호텔 측은 올해 현재 추석선물 관련 홍보물을 따로 배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호텔 관계자는 “최근들어 VVIP에게만 제공되는 선물세트 팜플렛은 일반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 일반화됐다”며 “명품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프리미엄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맞지만 불황을 감안해 지난해와 비슷한 가격대로 상품을 구성하는 등 상품 종류도 두 배 가까이 늘려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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