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내다파는 외국인 `일시적? 아니면..`

외국인, 9일 이후 1.4조원 순매도..`IT·자동차株 매도`
유로존 불확실성 등으로 위험자산 선호도 ↓
"추세적 이탈 아니다"
  • 등록 2012-04-23 오전 9:29:45

    수정 2012-04-23 오전 9:29:45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외국인이 2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면서, 외국인의 셀코리아(Sell Korea)가 시작된 것은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9일 이후 단 하루를 제외하고 연일 매도 행진이다. 이 기간 매도한 금액이 1조4330억원 규모에 달한다. 일 평균 1590억원 가량을 판 셈이다.   외국인 매도는 중국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데다 유럽의 재정위기가 다시 불거지면서 위험자산 선호도가 위축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대외 불확실성으로 당분간 외국인 매도가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추세적 매도는 아니다"라는 반응이다.      ◇ 주도주 파는 외국인..`왜?`   그동안 한국 증시를 이끈 주도주는 단연 삼성전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IT주와 자동차주가 밀고 끌며 코스피를 2000선에 다시 올려놓았다.   문제는 최근 외국인의 매도가 이들 종목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외국인은 최근 2주 동안 삼성전자(005930)를 3938억원어치 순매도하며, 가장 많이 팔았다. 삼성전자우(005935)선주 매도분(667억원)까지 감안하면 4600억원 넘게 판 셈이다. 이어 LG전자(066570)(2475억원) 하이닉스(000660)(2045억원) 현대차(005380)(1056억원) 순으로 매도 규모가 컸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그동안 지수 상승을 이끌던 IT주와 자동차를 주로 매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증시에 대한 밸류에이션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추가적으로 지수가 더 조정을 받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반면, IT주에 매도가 집중되고 있다는 점은 오히려 증시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 모멘텀이 둔화된 이후 전기전자업종에 대한 차익실현 욕구가 강해진 것으로 해석된다"며 "외국인 매도가 전기전자 업종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본격적인 외국인 증시 이탈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승영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1700선부터 매수한 외국인이 일부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작년말 대형주를 중심으로 유입된 차익거래 성격의 비차익매수 일부가 청산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즉 최근 시장베이시스가 악화되면서 지수 관련주를 중심으로 프로그램 매도가 나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 셀코리아(Sell Korea) 가능성은?    외국인이 연초 이후 10조원 넘게 순매수한 만큼 외국인이 매도로 돌아서면 증시가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계감이 확산되고 있다. 단기적으로 급하게 매수한 만큼 매도로 돌아서면 그 강도도 거셀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외국인의 추세적 매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일시적 매도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재만 연구원은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본격적으로 이탈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경기 둔화 국면 진입, 월 평균 달러-원 환율 1050~1100원 이하 진입, 국내 증시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 10배 초과 등의 현상이 나와야 한다"며 "아직 이러한 신호가 나오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추세적 매도 가능성은 작다"고 설명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도 "스페인발 재정우려와 프랑스 신용등급 강등 루머, 유럽국가들의 선거를 앞둔 정치적 불확실성 등이 작용하고 있다"며 "외국인의 매도강도가 강하지 않다는 점에서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 재정우려가 완화되면 다시 매수기조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추세적 매도는 아니더라도 당분간 외국인의 매도가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펀드로의 자금 유입 둔화 및 순유출이 나타나고 있어 외국인 매도는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순영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프랑스 대선과 유럽국가들의 국채입찰 등 아직 산적한 이벤트들이 남아 있어 외국인이 매수에 나서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당분한 확인 심리가 반영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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