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세계 최대 정보기술(IT)업체인 애플 주가가 120달러를 훌쩍 넘어서며 미국 기업으로는 역대 처음으로 시가총액 7000억달러를 돌파했다. 특히 애플의 풍부한 현금보유량이 앞으로 주가를 150달러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낙관적 관측이 줄을 잇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일대비 1.9% 상승한 122.02달러로 장을 마쳤다. 주가는 사상 최고였고, 이 덕에 시가총액도 7107억달러를 기록했다. 애플 시가총액은 세계 2위인 엑슨모빌의 3854억달러에 비해 거의 2배 수준이다.
애플 주가 상승의 원동력은 역시 실적이다. 지난 분기 애플은 7400만대에 이르는 아이폰을 팔았고 180억달러라는 순이익을 냈다. 둘 모두 사상 최대치였다. 특히 중국 사업은 70%라는 엄청난 성장성을 보여줬다.
브라이언 화이트 캔터 피츠제럴드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엄청난 아이폰 매출 사이클과 중국에서의 4세대(4G) 서비스 확대, 4월에 있을 애플 워치 출시 등 애플 주가를 밀어 올릴 만한 호재는 너무 많다”며 추가 상승에 무게를 실었다.
아울러 애플 주가 추가 상승을 점치는 쪽은 애플이 보유한 사상 최대의 현금 보유를 이유로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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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레이츠 바클레이즈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프리캐쉬플로우(잉여 현금흐름)가 대형 호재로 작용하면서 애플 주가는 150달러까지 밀어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 주가에서 25%나 더 뛴다는 얘기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8820억달러로, 9000억달러(약 983조원)에 근접할 것이라는 뜻이다.
실제 지난 분기에 애플의 주당 프리캐쉬플로우는 시장 전망치보다 40%나 높았다. 레이츠 애널리스트는 “대규모 현금은 통상적으로 기업 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라고 전제한 뒤 “기업은 이 돈으로 사업에 재투자할 수도 있고 배당이나 자사주 취득을 늘려 주주들에 대한 이익 환원도 늘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특히 지난 실적 발표 과정에서 간과됐던 이 부분이 최근 대규모 자사주 취득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풀이했다. 또 “지난 2013년 중반까지만 해도 애플이 가진 대규모 현금이 주가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레이츠 애널리스트는 캐쉬플로우 수익률대비 시가총액은 12%로, 월마트나 존슨앤존슨, 마이크로소프트(MS) 등에 비해 월씬 더 주가가 싸게 매겨져 있다며 “이는 거의 충격적인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팀 쿡 최고경영자(CEO)와 루카 매스트리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주가 부양 의지에도 기대를 걸었다.
그는 “쿡과 매스트리 모두 제품 뿐만 아니라 주가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며 “그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 더 나은 스토리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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