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임신 36주 낙태 브이로그가 실제 있었던 일로 확인된 가운데 수술을 집도해 태아를 살인한 혐의를 받는 70대 병원장이 “사산된 아이를 꺼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체에서 태아를 분리할 때 태아가 이미 사망했다는 의미다.
지난 15일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 병원장은 이 같이 주장했다. 다만 경찰 수사를 받는 상황이라면서 구체적인 정황 설명은 하지 않았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살인죄 적용이 어려워진다.
| ‘임신 36주째에 낙태 수술을 받았다’는 내용의 영상을 공개한 유튜버가 이후 올린 영상에서 수술 당시 상황을 언급하며 “다음에 갈 땐 (휴대전화) 보조배터리 챙겨가야겠어요”라고 말하는 장면 (사진=유튜브 영상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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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 논란의 발단은 지난 6월 27일 국내 한 유튜버가 36주 만삭인 상태에서 임신 중절 수술을 하는 과정을 유튜브 브이로그 영상으로 올리면서 시작됐다. 채널 운영자는 임신 36주차가 되도록 임신 사실을 몰랐고 뒤늦게 중절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아다녔다. 영상 속 초음파를 보면 태아 머리의 직경은 8.89cm였고 심장소리도 들렸다.
결국 이 여성은 임신 중절이 가능한 병원을 찾아 당일 수술에 들어갔다. 전신 마취에 하반신 마취까지 하고 중절 수술을 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대한의사협회는 중절 수술을 한 병원 원장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기로 했다. 서울 경찰청도 유튜브 속 20대 여성과 병원 원장을 특정해 피의자로 입건했다.
그러나 살인죄가 실제로 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는 미지수다. 모자보건법상 임신 24주를 넘어 하는 낙태는 불법이지만 낙태죄가 사라지면서 처벌 효력이 없다. 헌법재판소는 2019년 4월 낙태죄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지만 5년이 지나도록 보완 입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모체로부터 꺼낸 태아가 살아 있었다는 증거가 남아 있어야 경찰의 살인죄 수사도 가능하다. 병원기록부에는 사산한 것으로 표기됐고, CCTV 증거 자료가 없어 입증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