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자영업자 대출이 1000조원을 훌쩍 넘었을 뿐 아니라 금융기관 3곳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 대출이 급증해 대출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은행권 대출이 6% 증가할 때 비은행권에선 4배 가량 많은 24% 넘게 늘어났다. 연체율도 상승하는 추세다.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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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경제위기대응센터 진선미 자문위원장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말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19조8000억원으로 이중 다중 채무자의 대출 잔액은 전체의 70%가 넘는 720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대출잔액은 1년간 909조2000억원에서 1019조8000억원으로 110조6000억원, 12.2% 증가했는데 다중 채무자의 빚 규모는 89조8000억원, 14.3% 늘어났다. 차주 수도 따지면 전체 차주 증가율은 17.1%인 반면 저신용(7~10등급) 또는 저소득(하위 30%)인 취약차주는 20.3% 증가해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
빚의 질도 나빠졌다. 은행권 대출은 전체의 60.6%로 618조5000억원, 비은행권은 39.4%로 401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대비 은행권 대출은 5.5% 증가했고 비은행권 대출은 24.3% 늘어났다. 비은행권 대출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전체 자영업자 대출 잔액 중 비은행권의 비중이 35.5%에서 39.4%로 늘어났다.
업권별로 보면 상호금융업권이 26.8%, 보헙업권이 16.9%, 저축업권은 20.7%, 여신전문금융회사업권은 9.7% 증가했다.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작년말 0.26%로 2020년 2분기(0.29%) 이후 2년 반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득구간별로 구분해보면 저소득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1.2%로 2019년 4분기(1.4%) 이후 가장 높았고 중소득과 고소득은 각각 1.3%, 0.7%로 각각 2021년 1분기(1.4%), 2020년 2분기(0.7%)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다중채무자의 연체율은 작년말 1.1%로 올라섰다.
진선미 자문위원장은 “자영업 다중채무자와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한 자영업자 대출의 질적인 악화가 확인된다”며 “작년 한 해 동안 이어진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을 경감하고 자영업자의 상환 능력을 높이는 맞춤형 지원 방안 수립이 시급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