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두 번의 표 대결서 완승..韓日롯데 '원리더' 굳혔다(종합)

신동빈, 6일 열린 日롯데 주총서 예상대로 승리
신동주, 종업원지주회 설득 나섰으나 결국 실패
한일 롯데 '원 리더'로 우뚝..'굳히기' 나선다
  • 등록 2016-03-06 오전 11:15:53

    수정 2016-03-06 오전 11:15:53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이데일리 임현영 기자]소리없이 강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소집한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완승을 거뒀다. 경영권 분쟁이후 열린 주총에서 모두 승리하면서 신 회장은 사실상 한일 롯데의 ‘원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번 주총의 ‘캐스팅 보트’로 불린 종업원지주회를 설득하기 위해 각종 유인책을 ‘깜짝 제안’했지만 소용 없었다. 이번 주총 승리를 계기로 신동빈 회장이 추진 중인 호텔롯데 상장 등 그룹 차원의 프로젝트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6일 오전 일본 도쿄에서 열린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이 올린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달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임시 주총을 소집한 바 있다. 안건은 본인을 롯데홀딩스 이사로 선임하고 현재 경영진인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을 해임한다는 것.

이로써 신동빈 회장은 경영권 분쟁 이후 치뤄진 2번의 주총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완승했다. 앞서 신동주 측은 ‘100% 승리’를 장담했지만 결국 동생의 벽을 넘지 못했다. 신 전 부회장은 작년 7월 경영권 분쟁이 시작한 이후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지를 바탕으로 각종 법적 소송 등을 제기하며 신동빈 회장을 공격해왔다. 주총으로 그간의 노력을 확인받고자 했지만 오히려 신동빈 회장의 그룹 장악력만 확인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번 주총의 승부처로 꼽힌 곳은 ‘종업원지주회’였다. 현재 롯데홀딩스 지분은 광윤사(28.1%), 종업원 지주회(27.8%), 관계사(20.1%), 투자회사LSI(10.7%), 가족(7.1%), 임원지주회(6%) 등으로 구성된다. 이 중 신동주 측은 신 전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광윤사와 신격호 총괄회장 등의 지분을 더해 30%대의 의결권을 보유했다. 신동빈 측은 최고경영자 집단인 임원지주회·공영회를 포함하면 23.8% 수준으로 알려져있다. 이에 의결권의 과반수를 넘기 위해선 어느 쪽이든 종업원지주회의 표심을 얻어야 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이론상의 이야기다. 사실 신동빈 회장의 승리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종업원지주회는 회원 각각이 개별 의결권을 갖는 것이 아닌 위임장을 받아 이사장이 의결권을 대리 행사하는 구조로 수십년 이뤄져왔다. 이사장이 경영진과 다른 목소리를 낸 전례는 없었다. 이미 작년 12월 종업원지주회와 임원지주회 등 롯데홀딩스의 주주들은 신동빈 회장을 공식 지지한다는 확인서를 낸 바 있다.

불리한 상황을 인지한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달 19일 종업원지주회의 마음을 잡기 위한 ‘베네핏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사장 1명이 전체 종업원지주회의 의결권을 대표하는 현재 구조에선 승산이 없다고 판단, 종업원지주회를 해산하고 주식을 반납하는 회원에게는 ‘1인당 25억원’씩 주식으로 보상을 하겠다는 파격 조건을 내걸었다. 또 지난달 28일 종업원지주회 회원을 대상으로 경영설명회도 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총 전까지 주어진 3주동안 종업원지주회의 마음을 돌리기는 불가능했다. 패배를 의식한 신 전 부회장 측은 지난 4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종업원지주회 회원들의 설명회 참석을 막고자 롯데홀딩스 현 경영진의 부당한 지시가 있었다”면서 롯데 측의 ‘방해 공작설’을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신동빈 회장은 여유로운 행보를 이어갔다. 주총에 대한 일체의 언급 없이 평소와 같은 페이스를 유지했다. 인도네시아 등을 방문해 해외 사업확장을 논의하는 등 그룹 현안 챙기기에 집중했다. 배경엔 주총 승리에 대한 자신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승리로 그룹 내 영향력을 재확인한 신동빈 회장은 한일 롯데의 ‘원톱’ 굳히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우선 상반기 안에 작년부터 지배구조 정상화 일환으로 강력하게 추진해온 호텔롯데 상장(IPO)을 마무리할 계획이며 사업 확장 차원에서 진행하는 해외 인수합병(M&A) 등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이번 주총이 단순히 갈등을 만들기 위한 행위였다고 비판했다. 그룹 관계자는 “신동주 본인과 일부 측근 만을 위한 주총이었다”면서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번 주총 결과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더이상 롯데의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경영활동에 발목을 잡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전했다.

앞으로 남은 변수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상태다. 현재 신 총괄회장은 넷째 여동생 신정숙씨의 요청에 따라 법적 후견인 지정 심리를 받고 있다. 신 총괄회장은 자신의 후계자로 누차 장남인 신동주 전 부회장을 지지해왔다. 이에 법원이 신 총괄회장의 판단능력을 ‘정상’으로 결론 내릴 경우 신 전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은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 만약 여기서도 반대의 결과가 나오게 되면 신동빈 회장은 이번 주총 표대결로 확인한 주주들의 지지에 그룹 후계자의 명분까지 얻게 된다. 후견인 지정 2차 심리는 오는 9일 열리며 이 자리에서는 신 총괄회장의 인지능력을 판단할 병원이 가려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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