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앞당기자" 때이른 무더위, 바빠진 패션업계

4월말부터 30도 육박하는 이른 더위
여름 신상품 한달 이상 출시 서둘러
리넨 등 시원한 원단 사용 상품도多
  • 등록 2015-04-29 오전 8:07:52

    수정 2015-04-29 오전 8:09:03

제일모직 빈폴은 리넨과 폴리에스테르를 혼방한 원단을 개발해 ‘딜라이트 리넨’ 라인을 선보였다. 무더운 날씨에 출시 열흘만에 4000장이 팔리며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사진=제일모직)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패션업체들이 때 이른 무더위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3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가 시작되자 여름 신상품 출시일을 앞당기고, 냉(冷)감 소재를 개발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제일모직(028260) ‘빈폴’은 여름 상품 출시를 지난해보다 2주가량 앞당겼다. 특히 올해는 ‘리넨’과 ‘기능성 원사’(폴리에스테르)를 혼방한 원단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여름철 수요 잡기에 나섰다. 리넨(Linen)이란 아마 섬유로 짠 직물로 통기성이 높고, 촉감이 시원한 것이 특징이다. 리넨 혼방 원단을 사용한 빈폴 ‘딜라이트 리넨’ 티셔츠는 출시 열흘 만에 4000장이 팔렸다.

패션그룹형지의 여성복 브랜드 샤트렌은 ‘콕티브’라는 냉감 소재의 제품 라인을 출시했다.(사진=패션그룹형지)
LF(093050)의 캐주얼 브랜드 ‘해지스’는 지난해보다 1주일 서둘러 여름 상품을 내놨다. 해지스도 올해 처음 리넨 소재를 이용한 셔츠와 재킷 등을 선보였다.

날씨에 민감한 여성복 업계는 더욱 분주한 모습이다. 패션그룹형지가 전개하는 여성복 ‘크로커다일레이디’, ‘샤트렌’은 지난해보다 출시 시기를 보름 정도 앞당겼다. 4월 초부터 선보인 크로커다일레이디의 여름 상품 판매율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가량 높다. 샤트렌은 올해 무더위가 예년보다 길어진다는 전망에 ‘콕티브’라는 냉감 소재 제품 라인을 선보이고, 인견 블라우스를 선보이는 등 여름 제품을 강화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이 전개하는 여성복 브랜드들도 신상품 출시일을 한 달가량 앞당겼다. ‘지컷(g-cut)’은 당초 리넨 셔츠, 바지를 5월 중순부터 출고할 계획이었지만 4월 중순부터 판매하고 있다. ‘보브(VOV)’도 5월말 예정이었던 민소매 티셔츠, 원피스, 반바지의 출시 시기를 한 달 이르게 조절했다.

‘톰보이(TOMBOY)’는 봄철 인기 상품인 트렌치코트를 여름 소재로 제작했다. 봄에 사용하는 면 대신 레이온(실크 느낌이 나는 얇은 인조 섬유)과 리넨 혼방 소재로 제작했다.

의류뿐만이 아니다. 이랜드의 신발 SPA(제조, 유통 일괄형) 브랜드 ‘슈펜’은 여름 샌들을 3월부터 매장에 내놨다. 이랜드 관계자는 “봄비가 잦아들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4월 마지막 주, 샌들 판매량이 전주 대비 90% 증가했다”고 전했다.

김애영 신세계인터내셔날 여성복 상품기획 과장은 “그전까지만 해도 리넨, 레이온 같은 한여름용 원단은 5월 중순 이후 판매가 상승세를 보였지만 확실히 올해 출고 시기가 빨라졌다”라며 “지구온난화로 봄과 가을이 사라지면서 앞으로 이런 현상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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