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글로벌 증시에서 고가 스마트폰 기업과 중저가 스마트폰 기업간 주가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애플과 삼성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나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국의 중저가 스마트폰 기업 주가는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 중저가 스마트폰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 방향을 가른 것으로 보인다.
30일 동양증권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5’에 대한 실망과 이익추정치 하향조정으로 700달러에서 최근 440달러대까지 미끄러졌다. 삼성전자도 원화 강세와 스마트폰 시장 둔화 우려로 151만원대에서 140만원대까지 추락했다.
반면 중국의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와 ZTE는 지난해 12월말에 비해 각각 6%, 1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애플과 삼성전자가 각각 18%, 7%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화웨이와 ZTE는 대표적인 중저가 스마트폰 생산업체다. 중국에서 거래되고 있는 아이폰 가격은 대략 4200~5300위안이고 삼성의 갤럭시S3는 4000위안인 반면 화웨이와 ZTE가 판매하는 스마트폰 가격은 최저 1000~2000위안 수준에 불과하다.
아직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가 스마트폰의 점유율이 높지만, 중저가 점유율도 점차 확대되는 상황이다. 동양증권은 올해 삼성전자와 애플이 각각 35%, 20%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화웨이와 ZTE 역시 합쳐서 9% 내외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고가 스마트폰 보다는 중저가가 중심이 될 것이란 기대가 높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을 가격대별로 보면 3000위안 이하가 74%를 차지하고 있고, 갤럭시S4와 아이폰이 속한 4000위안 이상 고가 스마트폰 점유율은 2% 정도에 불과한 상황. 따라서 고가 스마트폰 수요가 단기간에 급속히 증가할 가능성은 낮다.
이처럼 중국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중국 스마트폰 기업에 부품을 납품하는 국내 기업에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
이재만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기업 가운데 이노칩, 유원컴텍, 와이솔, 아모텍, 알에프세미 등이 중국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성장 수혜를 누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