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미국서 로빈후더(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 세력에 맞서 대거 결집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린 게임스탑 전쟁에 국내 서학개미들도 적극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최근 매수금액보다 매도금액이 더 많아 뒤늦게 매수에 뛰어들기 보다는 기존 투자에 대한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 미국 비디오게임 소매 체인업체인 게임스탑의 모습(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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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29일까지 미국 주식 가운데 매수와 매도금액을 합친 결제규모로 게임스탑은 3억957만달러(약 3459억원)으로 전체 15위에 올랐다. 월초만 해도 거래비중이 크지 않아 50위권에 들지 못했던 게임스탑은 지난 28일에서야 월간 누적 기준으로 34위에 올랐고 29일에는 15위로 껑충 뛰었다.
지난주 초부터 공매도 세력의 숏 스퀴즈로 주가가 급등하면서 서학개미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급등락을 보인 28일과 29일 집중적으로 거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9일 하루동안 게임스탑은 1억3968만달러 거래돼 그동안 부동의 1위였던 테슬라 거래규모 1억2386만달러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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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날 서학개미들은 게임스탑을 4286만달러어치 산 반면 9682만달러 팔았다. 지난 한주간 흐름을 보면 28일까지는 매도보다 매수가 많았지만 29일에는 대거 차익실현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이에 따라 25~29일 매도규모(1억6077만달러)가 매수규모(1억949만달러)를 웃돌았다.
공매도 잔고가 많아 제2의 게임스탑으로 꼽혔던 블랙베리도 서학개미들의 관심종목으로 급부상했다. 이달 중반까지만 해도 거래규모 50위 내에 못 들었지만 지난 27일에는 37위에 오른데 이어 28일에는 11위, 29일에는 4위로 올라섰다. 27~29일 사흘간 서학개미는 블랙베리를 5583만달러어치 사고 3474만달러어치 팔았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미국서 공매도한 헤지펀드들이 압박감에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매도하면서 시장 전체의 낙폭을 키우고 있다”며 “유통주식 대비 공매도 비중이 높은 기업으로 매수세가 이어질 경우 수급 꼬임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