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과 결별` 대한항공·유수홀딩스 영향은

대한항공 상반기 한진해운 손실 3700억 반영
향후 손실부담 4400억 수준…현금지출은 1600억
유수홀딩스 지분관계 절연됐지만 일감 받아와
싸이버로지텍·유수에스엠 한진해운 의존도 30%안팎
  • 등록 2016-09-01 오전 6:50:00

    수정 2016-09-01 오전 6:50:00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한진해운(117930)이 법정관리 절차를 밟은 지난달 31일. 주식시장에서 대한항공 주가는 올랐고 유수홀딩스(옛 한진해운홀딩스) 주가는 급락했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의 현 대주주이고 유수홀딩스는 한진해운에서 떨어져 나온 곳이다. 두 회사의 희비가 엇갈린 이유는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을 계속 지원할 부담을 덜었고 유수홀딩스는 외형상으론 한진해운과 관련 없어 보이지만 여전히 밀접한 사업연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대한한공 상반기에 한진해운 손실 3700억 이미 반영

대한항공(003490)은 올 상반기 한진해운 손실을 상당 부분 반영했다. 대한항공의 한진해운 관련 자산은 △지분 33.2%(2015년 말 기준 장부가 4448억원) △영구채 2200억원 △교환사채 차액 의무 정산금 1630억원(원리금)이다. 이중 지난 6월말 기준으로 한진해운 지분과 영구채 손실을 3720억원 반영했으며 남은 손실 부담은 4400억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장부상 손실이 아닌 실제 대한한공이 현금을 지출해야 하는 것은 교환사채 차액의무 정산금뿐이다. 애초 채권단과의 협의과정에서 대한항공이 추가로 4000억원의 자금 지원 방안을 밝혔던 것에 비하면 잠재적 자금부담을 덜어낸 셈이다.

대한항공은 2분기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1000%를 넘어선 가운데 나머지도 전부 손실로 털어내면 추가로 부채비율이 악화될 수 있다. 이 경우 부채비율 1000%~1500%를 기한이익 상실 조건으로 내건 대한항공 회사채의 조기상환 요구가 나올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재무지표가 한진해운 지원 부담과 절연하는 과정에서 나빠진 것이어서 오히려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크레딧애널리스트는 “한진해운 손실부담은 대한항공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강등했던 사유가 사라지는데 따른 기회비용일 수 있다”며 “대한항공의 단기 실적 악화 가능성은 있으나 중기적 관점에서 신용도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3년 이상 장기적인 측면에서 HIC(미국 LA호텔사업) 지원 가능성과 항공기 도입 등 자금소요가 여전하기 때문에 모니터링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진해운에게 임대료와 일감 받았던 유수홀딩스

유수홀딩스(000700)는 한진해운 자율협약 신청 직전 잔여 보유주식을 모두 처분해 미공개 정보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최은영 회장이 대주주인 곳이다. 검찰수사 결과와 별도로 최 전회장과 유수홀딩스 모두 한진해운과의 지분관계는 단절됐지만 여전히 밀접한 사업연관성을 가져왔다.

유수홀딩스의 연결 재무제표기준으로 한진해운 매출이 19%,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는 36%다. 별도기준 의존도가 더 높은 것은 유수홀딩스 보유건물에 한진해운 본사가 입주해있기 때문이다. 2014년 계열분리때 한진해운 본사건물이 유수홀딩스 자산으로 편입됐으며 이후 한진해운은 유수홀딩스에 임대료를 지불해왔다. 연결실적에 잡히는 주요 자회사 중에선 유수에스엠과 싸이버로지텍의 한진해운 의존도가 각각 35%, 29%다. 역시 한진해운과 계열분리때 유수홀딩스 자회사로 편입된 곳이다. 선박관리업체 유수에스엠은 현재 한진해운 선박 62척의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최대고객이 한진해운이다.

선박관련 IT업체인 싸이버로지텍도 한진해운의 선박유지관리를 위한 전산시스템을 아웃소싱 받는다. 모두 계열분리 이전의 관계가 없었더라면 수주하지 못했을 일감이다. 싸이버로지텍은 최은영 회장과 두 자녀가 지분을 보유한 곳이어서 오너일가에 작년 기준 5억원 이상의 배당금도 지급해온 회사다. 유수홀딩스는 31일 송영규 대표이사 명의의 주주서한을 통해 “한진해운 법정관리가 유수그룹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사업영역 확대와 거래처 다변화로 한진해운 매출 비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싸이버로지텍과 유수에스엠 매출에 일정 기간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충분히 극복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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