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노사갈등 생산차질 피해 '눈덩이'

현대차, 주말특근 7주째 거부로 생산차질 1조 육박
기아차도 사내하청 정규직화 문제로 노사갈등
  • 등록 2013-04-21 오후 1:24:44

    수정 2013-04-21 오후 1:24:44

[이데일리 김자영 기자] 현대·기아지동차의 노사갈등으로 인한 생산 피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현대차(005380)는 지난 3월부터 계속되고 있는 노조의 주말특근거부로 1조원에 가까운 생산손실을 보고 있다. 기아차(000270)도 사내하청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를 놓고 노사가 첨예한 입장차를 보이면서 생산차질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노조가 이번 주말까지 7주 연속 주말특근을 거부하면서 4만8000여대(9500억원)의 생산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현대차는 지난 3월부터 45년만에 밤샘근무를 없애고 주간연속2교대제를 정식 도입했다. 하지만 노사는 주말 특근비를 놓고 합의를 이루지 못했고, 노조는 주말특근을 거부하고 있다.

주말특근비를 놓고 협의를 벌여온 현대차 노사는 사측이 일정부분 양보하며 입장차를 좁혔지만 여전히 노사간의 제시금액이 4만원 정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주간연속2교대제가 도입되며 주말특근 역시 밤샘근무가 없어졌다. 토욜일 14시간을 2개조가 나눠 근무하게 됐다. 밤샘근무를 없앤 만큼 사측은 1·2조가 각각 21만3000원 가량을 똑같이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는 2조가 야간근로를 포함된 만큼 4만원을 더 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주말특근 거부가 한주만 계속되면 현대차의 생산차질은 1조원을 넘어선다. 특히 주말특근이 실시되지 않으면 그랜저와 싼타페, 맥스크루즈 등 인기 차종의 판매와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서 판매되는 그랜저와 맥스크루즈는 전량 국내 생산분으로 수요를 감당하고 있어 수출 실적에 막대한 지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의 특근거부가 이어지면서 1·2차 부품협력사들도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현대차 1·2차 부품협력사 대표단은 지난주 울산공장을 방문해 “협력사 매출이 15~20% 감소했다”며 “주간연속2교대에 맞춰 설비와 인원을 설비와 인원을 늘렸는데 주말특근 중단으로 임금을 지급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특근 정상화를 촉구했다.

기아차도 최근 광주공장의 비정규직 노조원의 분신을 시도한 사건을 계기로 노조와의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기아차 광주공장 노조는 사내하청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지난 17일 2시간의 부분파업 벌였고, 19일에는 총파업까지 예고했다. 하지만 사측이 협상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노조는 파업계획을 일단 철회했고, 19일 2시간여의 노사협상을 가졌다.

노조측은 협상테이블에서 기존대로 조합에 가입된 인원과 함께 사내하청 직원 1300명을 합쳐 400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사측은 기존에 고용노동부에서 기아차 광주공장의 경우 불법파견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내용 등을 바탕으로 노조측의 요구에 난색을 표했다.

기아차 노사의 비정규직 협상이 계속해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할 경우 노조는 다시한번 총파업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금속노조는 현대차의 모든 사내하청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주장하며 22일부터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노숙농성을 계획하고 있어 갈등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류연화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기아차는 주간 2교대 전환과 휴일 특근 감소의 영향으로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국내부분에서 고정비 비율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생산라인 모습. 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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