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 구글 본사에서 구글TV 사업 제휴 책임자(Head of Google TV Partnerships, Asia Pacific)로 일하고 있는 미키 김 상무를 19일 역삼동 구글코리아 본사에서 만났다. 그는 현재 구글TV의 미답지인 아시아시장에서 현지 제조사, 통신사들과의 제휴를 담당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국내 회사들과 구글TV 사업을 논의하기 위해 한동안 한국에 머문다.
-최근 한국 시장에서 LG유플러스를 통해 최초로 구글TV를 출시했는데.
▲애초부터 구글TV가 한국시장에 매우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현지에서 생산되는 콘텐츠가 많기 때문이다. 이번에 제휴한 LG유플러스(032640)의 경우 VOD 콘텐츠 5만개를 보유하고 있다. 구글TV로 ‘힐링캠프’ ‘짝’ 같은 방송 프로그램을 쉽게 검색해 보고, 유튜브의 방대한 콘텐츠까지 동시에 접할 수 있다. 제조사나 IPTV회사, 케이블TV사 모두 관심이 많다.
|
-이번 방한을 통해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도 구글TV 출시할 계획이 있는가.
▲밝힐 수 없다. 아시아 태평양 시장에서 구글TV는 한국 말고 호주밖에 없는데 그렇다고 중구난방으로 판을 벌일 생각은 없다. 신규사업이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확산하는 것이 중요하다. 삼성전자, LG전자, 하이센스, 비지오(Vizio) 등 아시아의 제조사들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이들과 가깝게 지낼 계획이다. 계속 혁신적인 스마트TV 수상기들이 등장하고 있어 기대가 크다.
-스마트TV가 삼성같은 제조사를 통하는 게 적합한지, LG유플러스 같은 통신사를 통하는 게 나은지 애매하다.
▲어느 쪽을 더 전략적으로 밀 생각은 없다. 소비자가 셋톱박스를 통해 쓰고 싶다면 통신사를, TV를 통해 쓰고 싶다면 제조사를 선택할 일이다. 서비스를 구현하는데 사업자들과 조치해야 하는 부분이 있지만 이용자 입장에서는 어떤 것을 쓰든 달라질 게 없다.
-스마트TV의 ‘킬러 콘텐츠’가 무엇일지 애매하다. 지금은 스마트TV를 써야 할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4~5년 전 스마트폰이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기 어려웠던 것과 마찬가지다. 점차 성숙하면서 개념이 잡힐 것이다. 나의 경우는 넷플릭스, 판도라 같은 동영상, 음악 앱을 주로 쓴다. 사실 집에 있는 가장 좋은 오디오는 바로 TV인데 이를 잘 활용하지 못한다. 곧 돌이 되는 아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클라우드에 저장해 놓고 TV로 튼다. 또 구글 플레이에 있는 앱 중 히트한 ‘모닥불’이라는 게 있다. 모닥불이 타는 실제 모습을 TV로 틀어 주는 단순한 앱이다. ‘딱, 딱’ 나무 타는 소리도 나고. 지난 크리스마스 때 스마트TV로 모닥불을 피우고 캐럴을 틀었는데 좋았다. ‘수족관’, ‘폭포’ 앱도 있다. 이처럼 TV에만 적합한 앱들이 점차 많아질 것이다.
구글에 입사한 지 6년째인 그는 새로운 사업을 개척하는 분야에서 계속 일했다. 지금은 IT업계에 보편화된 ‘오픈소셜’ 프로젝트를 2008년 맡았고 이후 ‘크롬 웹스토어’ ‘크롬 익스텐션’ 등 신제품들의 사업제휴 프로젝트 등을 거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한국의 20대들은 요즘 취업이 매우 어렵다. 성공한 ‘토종 구글러’로서 젊은이들에게 한 말씀 조언한다면.
-첫 직장인 삼성에서 평직원이었는데 지금은 구글의 임원이니 요새 삼성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레벨’이 다르겠다.
▲(웃음)요새 옛 동료들과 친교를 많이 쌓고 있다. 삼성은 내게 첫 회사이고 삼성에 다닐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한다. 삼성에서의 경력 덕에 좋은 학교 경영학석사(MBA)를 거쳐 구글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
미키 김 상무는...
1976년생으로 유치원까지 미국에서 다니다 초중고등학교, 대학은 한국에서 나왔다. 연세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삼성전자에 입사해 이스라엘 휴대폰 시장의 글로벌 세일즈를 맡았다. 삼성을 나와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하스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마쳤다. 구글 입사 후 세계 구글 직원 3만여명 중 몇백명에게만 주어지는 최고 경영진상을 2년 연속 수상했다. 실리콘밸리에 관심 있는 기업들과 글로벌 기업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젊은이들에게 비즈니스 자문과 커리어 조언도 해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