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원·달러 환율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교전이 이어지는 가운데에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발언에 주목하면서 사흘 만에 하락 전환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준이 이달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으로 나아갈 것이란 파월의 발언에 시장은 안도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 지속에 환율 레벨은 1200원대 초반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AFP연합뉴스) |
|
3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204.20원에 최종 호가됐다.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가 0.85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206.10원)보다 2.75원 가량 하락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사흘 만의 하락 전환이다.
간밤 뉴욕증시는 파월 의장의 발언과 러시아의 교전 상황 등에 주목했다. 파월 의장은 2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인플레이션이 2%를 훨씬 웃돌고 강력한 노동시장으로 인해 우리는 이번달 회의에서 연방 금리의 목표 범위를 올리는 게 적절할 것으로 예상하며 0.25%포인트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지속해서 높은 상태를 유지하면 금리를 더 올리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일 준비가 돼 있다”면서 0.50%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열어두긴 했으나 시장의 기대보단 덜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인 발언이었다.
뉴욕증시는 일제히 1%대 상승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9% 가량 상승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1.86% 가량 오른 채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62% 가량 올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2차 회담이 현지시간 3일 오전 열릴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민간인 피해 규모가 2000명 이상으로 집계되면서 긴장 상황은 이어지고 있다. 시장은 회담 결과를 주목하면서 휴전 문제 등에 대한 결정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달러인덱스는 소폭 약세 전환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2일(현지시간) 오후 6시께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05포인트 내린 97.36을 기록학고 있다. 같은 시간 미 국채 금리 파월 의장의 발언 등에 반응해 상승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0.153%포인트 오른 1.878%를, 2년물 금리는 1.4%대에서 1.5%대로 상승해 1.514%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증시는 외국인 투자자, 개인 등의 저가매수에 반응해 강보합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날 국내증시는 코스피, 코스닥 모두 소폭 오른 채 마감했으나 외국인 투자자 흐름은 엇갈렸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3100억원 가량 팔면서 하루 만에 매도세 전환했으나, 개인이 4300억원 가량 사면서 매수 우위를 보여 지수는 전일 대비 0.16% 올랐다. 코스닥 시장에선 개인이 660억원 팔았지만 외국인이 360억원, 기관이 430억원 사면서 지수는 1.63% 뛴 채 마감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환율이 1200원대 중후반 수준에서 고점 매도를 노린 수출업체 네고, 롱스탑 등 달러 매도 물량이 나오면 환율 낙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