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 또 적자 "해외보다 국내에 '주목'"

  • 등록 2014-10-24 오전 8:21:16

    수정 2014-10-24 오전 8:21:36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대림산업(000210)이 3개 분기 만에 또 다시 대규모 적자를 냈다. 증권가는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지만 추가 손실 반영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국내부문이 개선세를 보이고 있어 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지난 23일 3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189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3.5% 감소한 2조904억원, 당기순손실은 적자 전환한 167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매출액과 영업이익 시장 기대치 각각 2조4339억원, 810억원을 크게 밑돌았다.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3200억원을 기록한 이후 적자로 돌아선 것은 3개 분기 만이다.

또다시 대림산업 발목을 잡은 것은 사우디 지역에서의 수주였다. 지난해 말 손실로 반영하지 않았던 사우디 ‘Isocyanates’ 등 현장 3곳에서 충당금 1230억원을 포함해 추가 원가 3370억원을 반영했다.

증권가는 예상치 못했던 손실에 목표주가를 잇따라 내렸다. 아이엠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9만2000원에서 7만8000원까지 내리며 추가 원가 대부분을 인식했다고 보기에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이선일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 상황에서 공기지연, 부실 협력업체 등 프로젝트 수행과정상 문제를 모두 예측하고 잡아낼 수 없다”며 “추가원가가 발생한 이번 프로젝트 3곳 모두 공기가 꽤 남아있다”고 봤다.

다만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이후 추가적으로 비용 초과(cost overrun)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예상을 웃도는 수준의 비용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에 추가 원가를 반영한 현장 2곳은 내년 4월 완공으로 비용 예측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지난해 4분기 추가 비용을 반영했던 현장에서 추가적으로 비용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이제 남은 사우디 잔고가 12억달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동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3분기 영업이익이 충당금이 반영된 데다 여전히 추가 정산(Change order) 가능성이 있어 추가적으로 대규모 손실이 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제 해외보다 국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게 증권가 판단이다. 3분기 말 수주 실적은 해외 1조2000억원을 포함해 총 5조8000억원으로 연간 목표 61%를 달성했다. 연이은 손실에 무리한 저가 수주를 자제했기 때문이다.

박상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가격을 앞세워 사우디 시장을 공략하기 어려워져 해외 수주 기대감이 낮아졌다”면서도 “올해 해외부문에서의 적자 공사 매출 차감이 마무리되고 국내 건축·유화부문이 양호해 내년 소폭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승민 NH농협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택분양이 평년 대비 크게 증가하는 반면 미분양주택은 리츠를 통한 매각으로 394가구로 줄었다”며 “손실을 반영한 악성 해외 사업지의 잔여 수주잔고가 크지 않아 추가 손실이 제한적”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대규모 손실에도 자본총계가 4조9000억원 규모로 주가순자산비율(P/B)이 0.47배로 낮다”며 “내년 주택부문 실적 증가로 턴어라운드할 경우 투자 매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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