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상용차 인수’ 라탄 타타 명예회장 86세 일기로 별세

고령으로 인한 건강악화
타타그룹 내수기업 넘어 자동차, 철강, IT기업으로 육성
약속 지키는 강직한 성격…모디 총리 "너무나 슬퍼"
타타 그룹 지배하는 타타트러스트 다음 수장 관심
  • 등록 2024-10-10 오전 6:40:20

    수정 2024-10-10 오후 3:33:27

고(故) 라탄 타타 타타그룹 명예회장이 2004년 3월 대한민국 군산에서 열린 타타의 대우 상용차 인수 기념식에서 대우의 트럭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AFP)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인도의 대기업 타타그룹을 세계적 그룹으로 탈바꿈시킨 라탄 타타 명예회장이 향년 86세의 일기로 사망했다. 사인은 고령으로 인한 건강상태 악화이다.

타타그룹은 자동차, 철강, 에너지, 화학, 정보통신, 호텔, 식음료, 보험 등 인도인의 생활 전반을 거쳐서 사업을 영위하는 인도 국민기업이다. 상장기업만 20개가 넘는다. 2024년 3월말 기준 매출은 1650억달러(221조 76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타타 명예회장은 창업주의 증손자로서 1991년부터 21년간 타타 회장으로 재임했다. 특히 그는 자동차와 철강, 정보기술(IT) 등을 집중 육성했다. 그 과정에서 2004년에는 한국의 대우상용차를 인수하기도 했으며 2005년에는 싱가포르의 냇스틸을, 2007~2008년에는 영국 코커스 그룹과 재규어-랜드로버를 인수했다. 현재까지 재규어-랜드로버는 타타그룹 소유이며 대우상용차는 타타대우상용차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존속하고 있다.

특히 2008년 선보인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자동차 ‘나노’의 탄생 비화는 그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타타 명예회장은 비 오는 저녁 서너 명의 가족이 한 스쿠터를 같이 타는 모습을 보고, 20034년 전 국민 앞에서 ‘10만루피’(약 250만원)짜리 차량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2008년 나노를 출시했는데, 그는 출시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자동차를 만들기로 결심한 4년 전과 비교해 철판이나 타이어 등 자재가격이 많이 올랐다”면서도 “가격은 10만루피이다. 왜냐면 약속은 약속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타타 명예회장은 결혼하지 않았고, 자녀도 없다. 그는 75세 나이로 타타그룹의 지주회사 타타선즈의 2대 주주인 미니트리그룹의 사이러스 미니트리에게 회장직을 물려주며 은퇴했다. 이는 그가 1991년 그룹 회장직 취임 시절 그룹의 핵심계열사인 타타스틸에서 벌어진 경영진간 싸움 당시 했던 약속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당시 75세 경영자와 젊은 경영진간 경영권 싸움이 있자 타타 명예회장이 75세가 되면 경영진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경영진 세대 교체를 단행한 것.

다만 은퇴 이후 미니트리 가문과의 경영권 다툼이 발생하며 2016년 미니트리 회장이 축출된 이후, 그는 몇 달 동안 임시 대표로 돌아왔다. 현재 타타그룹 회장은 이 회사 인턴사원으로 출발한 전문경영인 나타라잔 찬드라세카란이다.

물론 타타 명예회장이 했던 모든 것들이 좋은 결말로 끝난 것은 아니다. 코커스그룹과 재규어-랜드로버 인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다가오면서 타타그룹에 큰 시련을 안겨줬다. 나노 역시 안전 문제 등으로 수요가 부족해 공개 10년 만에 생산을 종료했다.

토마스 슈미트하이니 가족 기업센터의 전무이사인 카빌 라마찬드란은 블룸버그 통신에서 “라탄 타타는 큰 것을 상상하고 제국을 인도 너머로 확장했다”면서도 “이것들은 성급한 이니셔티브로 판명났다”고 지적했다.

타타 명예회장의 죽음은 인도 전체를 애도하게 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라탄 타타는 비전을 가진 사업자이자 자상한 영혼이자 뛰어난 인간”이라며 “그의 죽음이 너무나 슬프다”고 엑스(X, 옛 트위터)에서 그를 애도했다. 드루파티 무르무 인도 대통령도 엑스에서 “인도는 기업 성장과 국가 건설, 우수성과 윤리를 결합한 아이콘을 잃었다”고 애도했다.

타타 명예회장은 최근 몇 년간 올라 일렉트릭 모빌리티나 굿펠로우즈 등 스타트업에 적극 투자했다. 인도 최대 전기 스쿠터 제조업체 올라 일렉트릭 모빌리티는 올해 인도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타타 명예회장의 죽음으로 타타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타타 트러스트의 수장자리에 누가 앉을 지 관심이 쏠린다. 타타선즈의 약 66%를 소유하는 대주주인 타타 트러스트는 전통적으로 타타 가문 구성원이 이끌었다. 타임즈오브인디아는 타타 트러스트의 수장으로 타타 명예회장의 이복형인 노엘 타타를 거론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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