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KAIST와 ‘리튬메탈전지’ 원천기술 개발 성공

리튬메탈전지 음극 표면서 나타나는 기술적 난제 극복
‘1회 충전에 900km 주행’ 에너지밀도에 400회 재충전
‘2021년 설립’ 공동연구센터 FRL 성과…국내·외서 운영
“FRL과 적극적 협력으로 차세대 배터리 상용화에 앞장”
  • 등록 2023-12-07 오전 8:10:52

    수정 2023-12-07 오후 7:29:09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공동 연구팀이 차세대 배터리(이차전지)로 주목받고 있는 리튬메탈전지(Lithium metal battery)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KAIST 공동 연구팀은 7일 리튬이온전지 대비 주행거리를 약 50% 늘리고 충방전 효율과 수명 또한 대폭 개선할 수 있는 리튬메탈전지 관련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연구 논문은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에 게재되며 그 성과를 인정받았다.

LG에너지솔루션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공동 연구팀이 개발한 리튬메탈전지 기술 관련 인포그래픽 (사진=LG에너지솔루션)
리튬메탈전지는 기존 흑연계 음극재를 리튬메탈로 대체하면서 기존 리튬이온전지보다 음극재의 무게와 부피를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에너지밀도와 주행 거리를 대폭 향상할 수 있어 대표적 차세대 배터리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기존 리튬메탈전지는 음극 표면에 발생하는 ‘덴드라이트’(Dendrite·전지 내 리튬의 전착 과정에서 리튬 이온의 적체 현상에 의해 형성되는 수지상의 리튬 전착 현상)와 액체 전해액에 의한 지속적인 부식(Corrosion)이 배터리의 수명과 안전성을 위협하는 한계로 지적됐다.

LG에너지솔루션과 KAIST 공동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붕산염-피란(borate-pyran) 기반 액체 전해액’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해당 전해액은 충방전 시 리튬메탈 음극 표면에 형성되는 수 나노미터 두께의 고체 전해질 층(Solid Electrolyte Interphase)을 치밀한 구조로 재구성해 전해액과 리튬메탈 음극 간의 부식 반응을 차단한다.

이를 통해 리튬메탈전지의 충방전 효율을 향상하는 동시에 1회 충전에 900킬로미터(km) 주행할 수 있을 만큼 에너지밀도를 높일 수 있다. 기존 고성능 전기차에 적용되는 리튬이온전지의 주행 거리 약 600km보다 50% 높은 수준이다.

이 밖에도 400회 이상 재충전이 가능할 만큼 수명 안정성 확보도 가능하다. 또 이번 연구에서 구현된 리튬메탈전지는 전고체전지와는 달리 구동 시 높은 온도와 압력이 요구되지 않아 전기차의 주행 거리를 높이기 위한 간소화된 전지 시스템 설계가 가능하다.

아울러 이번 연구는 LG에너지솔루션과 KAIST가 차세대 리튬메탈전지 관련 원천기술 개발을 위해 2021년 설립한 공동연구센터 FRL(Frontier Research Laboratory)이 2년여 동안의 연구를 이어온 끝에 거둔 성과다.

FRL은 LG에너지솔루션이 국내·외 유수 대학·기관들과 함께 차세대 배터리 관련 연구개발(R&D) 과제를 수행하는 공동연구센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KAIST 외에도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대학(UCSD), 독일 뮌스턴 대학·헬름홀츠 연구소 등과 FRL을 운영하고 있다.

정근창 LG에너지솔루션 미래기술센터장 부사장은 “KAIST와 함께 액체 전해액을 사용하는 리튬메탈전지의 대표적인 난제를 해결해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게 됐다는 데 의의가 있다”라며 “앞으로도 FRL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배터리의 상용화에 앞장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희탁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실현 불가능하다고 여겨진 액체 전해액을 기반으로 하는 리튬메탈전지의 구현 가능성을 가시화한 연구”라고 말했다. 이번 논문의 제1저자인 권혁진 박사과정은 “리튬금속 음극 계면의 나노스케일 제어를 통해 리튬메탈전지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음을 보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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