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업계가 여름철 특수(6월말~8월)를 앞두고 엔저특수에 반색하고 있다. 경기침체와 북핵문제 등 그간 여러 악재에 시달려온 여행업계가 일본행 여행객 증가로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환율에 유독 민감한 일본인의 특성상 엔저 이후 우리나라를 찾는 관광객 수는 눈에 띄게 줄고 있어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엔저현상이 시작된 이후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은 크게 감소한 반면, 일본으로 향하는 내국인 관광객 수는 급증하고 있다.
일본관광청 집계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국내에서 일본으로 나간 출국자는 122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90만1000명에 비해 36.2% 증가했다. 반면 이 기간 한국으로 들어온 일본인 입국자는 146만명으로 같은 기간 187만명과 비교해 22% 줄었다. 엔저 여파로 줄어든 입국자수를 감안해도 출국자수의 증가세가 더 가팔랐다.
여행업계가 일본행 관광객 증가에 반색하는 이유는 국내 여행업의 수익구조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국내 여행업계 1,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하나투어(039130)와 모두투어(080160)는 국내에서 해외로 나가는 아웃바운드 여행객 비중이 전체 매출액 95% 이상을 차지한다. 아웃바운드 사업의 성패에 따라 1년 매출액이 좌우되는 셈이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엔저특수가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본행 여행객 증가는 긍정적인 부분이지만, 동남아 관광객이 줄어들고 모든 노선이 일본으로 몰리는 현상은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엔저현상의 부작용이 가시화하고 있는 만큼 엔저가 언제까지나 지속될 수 없다는 점도 우려감으로 꼽힌다. 지나치게 아웃바운드에만 편중된 지금 구조는 결국 인바운드 사업의 위축을 가져올 것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이우승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여행업종은 관광객들이 여행지에서 오래 머무를수록 이익이 남는 구조”라며 “단거리인 일본노선 증가로 동남아 노선이 감소한다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에는 긍정적인 부분만있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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