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 버스서 힘들게 버티던 임산부…지켜보다 “양보 좀” 차까지 세웠다

지난달 30일 JTBC 보도
버스기사 전씨 인터뷰
임산부 A씨 상태 확인해
“자리 양보 좀” 양해 구해
  • 등록 2024-09-03 오전 8:29:44

    수정 2024-09-03 오전 8:29:44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출근길 만원 버스에 타 힘들어하던 임산부가 버스 기사의 도움으로 자리에 앉아 갔다는 훈훈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달 30일 JTBC는 서울 망우동에서 상암동을 오가는 270번 버스를 20년째 운행하고 있는 버스 기사 전진옥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사진=JTBC 캡처
전씨가 운행하는 270번 버스는 출근 시간과 퇴근 시간에는 항상 만원이라고 한다. 지난달 27일에도 서울 청량리를 출발한 버스에는 사람들로 가득 찼는데, 이때 전씨의 눈에 무언가가 포착됐다. 바로 인파 속에서 힘겹게 숨을 몰아쉬는 임산부가 있었던 것.

전씨는 “270번 노선에 노약자가 많은 편이라 늘 승객을 세심하게 보는 편”이라며 임산부 A씨를 떠올렸다.

당시 움직이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들이 가득 들어찬 버스 안에서 다른 승객들도 미처 임산부의 존재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다.

결국 전씨는 A씨를 위해 신호가 걸린 틈을 타 사이드 브레이크를 채우고 직접 나서게 됐다.

사진=JTBC 캡처
전씨는 “출근 시간대니까 다들 자리를 차지하고 핸드폰만 본다”며 “‘아, 내가 저 사람에게 양보해야겠다’ 이런 것은 자신이 직업 개입해야 한다”고 했다.

운전석에서 일어난 전씨는 승객들에게 임산부가 탔다는 사실을 알리고 A씨에게 양보할 것을 부탁했다고 한다.

그러자 한 여성 승객이 A씨에게 자리를 비켜줬고 해당 승객의 양보로 A씨는 20여 분 동안 편안히 자리에 앉아서 갈 수 있었다.

내리기 전 전씨에게 고개를 꾸벅 숙인 A씨는 버스 회사 홈페이지에 “감사한 마음을 전할 길 없다”라며 칭찬 글을 올렸다.

전씨는 “사실 미리 자리를 마련해 줘야 하는데 너무 늦었다”며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내가 더 고맙다.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그런 마음이 생긴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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