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효섭 KB운용 매니저 "하반기는 경기민감 대형株 주목해야"

기업실적·거시경제 개선…경기민감 대형주에 긍정적
그로스포커스·한국대표그룹주펀드 올들어 수익률 최상위
그간 낙폭 컸던 자동차·유통업종 대표주 주목해야
  • 등록 2016-09-02 오전 6:30:00

    수정 2016-09-02 오전 6:30:00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기업 실적이 개선되는 상황에서 경제환경도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 연말까지 경기민감 대형주의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심효섭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액티브운용1팀장(이사·사진)은 1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4년째 애널리스트 추정치를 밑돌았던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올 1분기 들어 반전한 뒤 계속해서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거시경제 상황이 나아지면 기업들의 이익 규모가 더 커지면서 증시 상승세가 이어지고, 이는 특히 경기민감 대형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KB자산운용의 성장주 펀드인 ‘KB한국대표그룹주펀드’와 ‘KB그로스포커스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국내 대표적인 성장주 펀드매니저다. 지난달 30일 펀드평가사 제로인 기준 그로스포커스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7.06%로 같은 기간 1%를 가까스로 넘긴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을 크게 웃돌고 있다. 한국대표그룹주펀드의 수익률 역시 5.55%로 최상위권을 기록 중일 정도로 성과가 뛰어나다. 한국대표그룹주펀드의 경우 심 팀장이 지난 2009년 8월 런칭에 직접 참여해 지금껏 만 7년 넘게 운용을 맡고 있는 장수펀드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깊다.

두 펀드 모두 포트폴리오 내 삼성전자 비중을 20% 가까이 담은 것이 수익률 고공 행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3일 168만70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는 등 올 들어 25%가량 뛰었다. 현금흐름이 좋아 꾸준한 배당수익이 가능하고 어려운 거시경제 환경 속에서도 구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을 갖춘 기업을 최우선으로 해 투자하는 것이 심 팀장의 투자원칙. 그런 점에서 삼성전자는 원칙에 정확히 들어맞는 회사다.

심 팀장은 “삼성전자는 사업경쟁력과 보유현금 등을 고려할 때 저평가됐다고 판단해 주가가 지금보다 훨씬 쌀 때부터 갖고 있던 종목”이라며 “지난해 120만원이 붕괴했을 당시 더 많이 샀고 지금도 최대 보유 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경기가 좋지 않은 와중에도 삼성전자는 3D 낸드플래시 등에서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 벌리면서 2분기에 8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제 몫을 해주고 있다”며 “그럼에도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 수준으로 아직 더 올라갈 여지가 있다”고 언급했다.

세계 최초로 ‘접는 스마트폰’의 핵심 소재인 투명 폴리이미드(CPI) 필름의 양산체제 구축을 추진 중인 코오롱인더(120110)스트리도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뛰어난 비즈니스모델을 갖추고 있지만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해 일찌감치 사들였다. 이외에 LG디스플레이(034220)엔씨소프트(036570) 네이버(035420) 현대미포조선(010620) 등도 미리 매입해 펀드 성과에 기여한 종목들이다. 심 팀장은 최근 들어선 그간 낙폭이 컸던 자동차와 유통업종 대표주에 주목하고 있다. 경기 회복과 더불어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뚝심을 갖고 투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심 팀장은 “벤치마크를 이기기 위해 급급하기보단 원칙을 지키고 절대수익을 유지하는 데 운용 목표를 뒀기에 어려운 장세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개인투자자들도 시장 분위기에 휩쓸려 원칙 없이 투자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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