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R, 킴스클럽 운영권만 인수…이랜드 남는 장사했다

  • 등록 2016-07-08 오전 6:40:00

    수정 2016-07-08 오전 6:40:00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악재를 만난 이랜드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킴스클럽 매각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5년만에 다시 시장에 매물로 내놓은 킴스클럽이 매각될 경우 이랜드의 재무구조는 일단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특히 사업권(운영권)만을 인수하기를 원하는 미국계 사모투자펀드(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앞으로 회사를 다시 되찾아올 수 있는 옵션도 확보했다. KKR이 인수한 티몬과 연계된 기존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온라인 확장 가능성도 있어 이랜드는 ‘남는 장사’를 한 셈이다.

KKR, 킴스클럽 운영권만 인수…몸값 3500억 수준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KR은 다음주중 1개월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는 킴스클럽 운영권에 대한 최종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위한 본실사를 마무리하고 매각가와 인수구조 등을 확정할 계획이다. KKR은 이번 본실사팀에 지난해 인수한 온라인과 모바일 기반인 티몬의 임원급을 포함시키고 전국 37개 점포와 대구·부산 등 5개 물류기지에 대한 현장 실사와 인수이후 시너지 등에 대한 타당성도 함께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KR은 이랜드에 3500억원 정도의 인수가격을 제시한 상태로 최종 실사 결과에 따라 가격이 다소 조정될 여지가 있지만 운영권만을 인수하는 딜의 특성상 큰 폭의 가격 조정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IB업계에서는 KKR의 이번 킴스클럽 운영권 인수에 대해 ‘백화점내 식품매장 하나만 산 것과 다름없다’는 평가가 회자되고 있다. 이는 KKR이 티몬의 사업영역을 오프라인으로 확장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부동산까지 협상 대상에 포함시킬 경우 매각가가 더 높아질 뿐만 아니라 경기상황에 따라 재매각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랜드, 부채비율 낮추고 온라인마케팅도 강화

KKR은 가격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이랜드에 다양한 옵션을 제안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랜드 입장에서도 NC백화점, 뉴코아 아울렛, 2001 아울렛 등 오프라인 기반의 비즈니스를 티몬과 연계해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KKR은 홈플러스 인수전에 대한 학습효과와 티몬의 오프라인 비즈니스 확장이라는 명확한 목표 의식을 갖고 킴스클럽 운영권만을 인수대상으로 정한 것 같다”며 “티몬의 업사이드를 위한 전략적 선택인 만큼 앞으로 운영성과에 따라 경쟁사인 쿠팡과 비교될 것으로 보인다”고 점쳤다. 이어 “이랜드는 KKR로부터 킴스클럽 점포에 대한 임대료를 챙기는 동시에 티몬과 연계해 기존 오프라인 점포의 온라인 비즈니스를 확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며 “KKR과 이랜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면 애초 KKR이 제시했던 가격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랜드는 킴스클럽 운영권과 함께 중국내 여성복 브랜드인 티니위니(Teenie Weenie)의 매각흥행이 점쳐지면서 자구계획안을 다소 수정한 상태다. 이랜드리테일의 기업공개(IPO)는 예정대로 진행할 예정이지만 1조원 규모로 추진했던 이랜드차이나의 프리IPO(상장전 투자유치)는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랜드는 티니위니, 킴스클럽 운영권 매각 등을 통해 최소 1조5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해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298%까지 높아졌던 부채비율을 200%대까지 낮출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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