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석·윤현수·김찬경 등 M&A 귀재들 동반몰락

공격경영으로 몸집확대..관리부실에 결국 발목잡혀
  • 등록 2012-05-06 오후 12:09:13

    수정 2012-05-06 오후 2:06:12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임석, 윤현수, 김찬경 등 저축은행 인수·합병(M&A)의 귀재들이 한꺼번에 동반 몰락했다.

지난 십년여간 공격경영으로 몸집을 불리면서 서너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저축은행 그룹의 회장 자리에 올랐지만 제대로 된 관리시스템이 없다 보니 결국 지나친 확장전략에 스스로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특히 솔로몬저축은행은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에 급성장했고, 미래저축은행은 카메룬 다이아몬드 게이트를 일으킨 `씨앤케이인터네셔널`의 2대 주주여서 영업정지 후 정관계 로비의혹으로 수사가 더욱 확대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낳고 있다.

임석 솔로몬저축은행(007800) 회장은 저축은행 업계 대부이자 금융계의 징기스칸으로 불린다. 2010년 7월 당시 한 경제부처 장관은 사석에서 "젊은 친구가 정말 대단하다. 혈혈단신으로 종합금융그룹 회장 자리에 올랐다. 사업 수완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칭찬했을 정도다.
▲ (왼쪽부터)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 윤현수 한국저축은행 회장,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
임 회장은 전남 무안 출신으로 익산의 한 공고를 졸업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임 회장이 저축은행 업계의 대부가 될 줄은 어느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임 회장은 미국 캘리포니아 미라마대학을 졸업한 후 `한맥기업`이라는 옥탑광고 회사를 세워 10년 넘게 경영했다.

뛰어난 수완으로 100억원대의 자산을 모았고, 99년 솔로몬금융그룹의 모태인 솔로몬신용정보를 설립하면서 금융권에 첫발을 내딛었다. 2002년 골드저축은행을 인수해 부동산PF 대출모델을 개발해 부동산 붐을 타고 큰 수익을 거뒀다. 이후 한마음, 나라, 한진 등 저축은행에 이어 2008년엔 KGI증권마저 인수하면서 종합금융그룹으로 탈바꿈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금융위기로 부동산 경기가 추락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덩치가 큰 만큼 타격도 컸다. 임 회장은 "퇴출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하다"면서 강하게 반발했지만 결국 퇴출의 칼날을 피해가진 못했다.

윤현수 한국저축은행(025610) 회장은 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 이영두 그린손보 회장 등과 함께 한국 M&A 1세대로 꼽힌다. 산업은행과 한외종금을 거쳐 96년 코미트M&A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M&A시장에 뛰어들었다.

2000년 진흥상호금융금고(현 한국저축은행)를 인수한 후 경기, 진흥, 영남저축은행을 차례로 인수하면서 저축은행 그룹의 수장에 올랐다. 윤 회장도 영업정지를 앞두고 경기와 영남 등 계열 저축은행 매각과 함께 외자유치 등을 통한 자본확충을 시도했지만 생존에 실패했다.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은 99년 제주도에 본점을 둔 미래저축은행을 인수한 뒤 자산규모 10위권 내의 대형사로 키운 인물이다. 제주도에 본점을 두고서도 천안과 대전, 강남, 잠실, 목동, 사당, 테헤란로, 압구정, 서대문 등에 지점을 개설하고, 부동산PF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공격적인 확장전략을 펼쳤다.

김 회장은 출국 정지조치가 내려진 가운데 전날 200억원대의 회삿돈을 횡령해 중국으로 밀항을 시도하다가 체포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 관련기사 ◀ ☞영업정지 솔로몬·한국 저축銀 상장폐지 위기 ☞솔로몬·한국 계열 저축은행 뱅크런 여부 `촉각` ☞솔로몬·한국 등 4개 저축銀 영업정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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