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미카제’ 보고 싶다는 日 선수, 中 탁구스타 즉시 ‘손절’[중국나라]

신유빈과 대결했던 하야타 “가미카제 기념관 가고 싶다”
中 탁구스타 쑨잉샤·판젠동, 하아탸 웨이보 계정 언팔로우
中 네티즌 “하야타에 실망” 광복절 맞이 한국서도 공분
  • 등록 2024-08-15 오전 10:50:42

    수정 2024-08-15 오전 10:50:42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의 탁구 선수 신유빈과 따뜻한 포옹을 해 화제가 됐던 일본 하야타 히나의 인터뷰가 논란이 되고 있다. 2차 세계대전에서 자살 특공대로 활동한 가미카제 관련 기념관을 가고 싶다고 밝히면서 광복절을 맞은 한국은 물론 중국에서도 공분을 사고 있는 것이다.

일본 탁구선수 하야타 히나가 지난 3일 파리 올림픽에서 열린 여자 탁구 단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서브를 하고 있다. (사진=AFP)


15일 중국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 탁구 스타인 쑨잉샤와 판젠동은 하야타가 지란 특공 평화회관에 가고 싶다는 취지의 인터뷰를 한 후 즉시 중국 소셜미디어인 웨이보에서 하아탸를 언팔로우했다.

하야타는 파리 올림픽에서 신유빈을 꺾고 동메달을 차지한 일본의 탁구 선수다. 당시 동메달 결정전에서 신유빈은 하야타에게 패배하고도 오히려 승자를 안아주며 축하하는 모습을 보여 전세계적인 감동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중국의 쑨잉샤는 파리 올림픽에서 탁구 여자 단체전 금메달, 탁구 혼성 복식 금메달을 차지한 세계 랭킹 1위의 탁구 스타다. 판젠동 역시 탁구 남자 단식 금메달을 얻는 등 중국에서 유명한 탁구 선수다.

하야타는 올림픽이 끝난 후 지난 12일 ‘중국판 X’(엑스·옛 트위터)인 웨이보를 통해 판젠동 등과 서로를 팔로우했음을 알린 바 있다. 그는 게시글을 통해 “그(판젠동)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였고 올림픽에서 그가 우승하는 것을 보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지난 3일 파리 올림픽에서 진행된 여자 탁구 단식 시상식에서 중국의 쑨잉샤와 첸멍, 일본의 하야타 히나(이상 왼쪽부터)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AFP)
지난 3일 파리 올림픽에서 열린 여자 탁구 단식 동메달 결정전 후 우리나라의 신유빈(왼쪽) 선수가 일본 탁구선수 하야타 히나를 안아주고 있다. (사진=AFP)


판젠동을 비롯해 쑨잉샤 등 중국 탁구 스타들이 갑자기 하야타를 ‘손절’한 이유는 하야타의 일본 귀국 후 인터뷰 때문이다.

하야타는 귀국 후 가고 싶은 곳이 있냐는 질문에 “가고시마의 특공 자료관을 방문해 살아있고, 탁구 선수로 활동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음을 느끼고 싶다”고 답했다.

일본 방송 NHK에 따르면 가고시마 특공 시설은 지란 특공평화회관, 만세특공평화기념관, 카야항공기지사료관 등이 있다. 이중 특공평화회관이 위치한 지란은 일본 가미카제 특공대의 훈련소·발진기지가 있던 곳으로 이를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곳으로 알려졌다.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GT)는 “가미카제 조종사는 일본 우익 활동가들의 추악함과 잔인함을 상징하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침략의 상징”이라면서 “이 소식을 들은 중국 탁구 선수 쑨잉샤와 판젠동은 수요일 14일 웨이보에서 하야타를 즉시 언팔로우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온라인에서도 네티즌들은 중국 탁구 선수들의 빠른 대응을 칭찬하고 나섰다.

한 네티즌들은 “중국 선수들이 일본 선수들을 존경하는 경쟁자이기 때문에 팔로우했지만 선을 넘으면 팔로우를 취소한다”고 비판했다.

다른 네티즌들은 “부상을 당했음에도 포기하지 않는 하야타 선수의 모습에 감명을 받았지만 실망했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땅도 넓고 사람도 많은 중국에서는 매일매일 다양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오늘도 평화로운 중국나라(중국나라)’는 온라인 밈으로도 활용되는 ‘오늘도 평화로운 ○○나라’를 차용한 시리즈입니다. 황당하거나 재미있는 이야기뿐 아니라 감동과 의미도 줄 수 있는 중국의 다양한 이슈들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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