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전찻길 따라 서울을 누벼요”…문화지평, 9일부터 서울시 공익활동사업 시작

서울시 후원, 9일부터 시작
회당 25명씩 선착순 접수
총 8회, 참가비 무료
  • 등록 2022-04-08 오전 8:27:55

    수정 2022-04-08 오전 8:28:08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서울시 비영리민간단체 문화지평은 올 공익활동 지원사업으로 ‘전찻길 따라 시공간을 잇는 서울 역사’를 9일부터 진행한다고 밝혔다.



8일 문화지평에 따르면 첫 프로그램은 1899년 5월 개통한 첫 전차 노선인 서대문부터 청량리까지 전찻길을 따라 답사하며 다양한 주변 역사를 알아갈 계획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전차 부설로 인한 서울 도시 경관 변화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전차는 근현대 서울의 주요 교통수단으로써 시민들의 삶과 시간 개념, 공간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

전차의 도입, 확장, 폐선을 대한제국기, 일제강점기, 해방 이후 폐선까지 3기로 구분해 알아본다. 전문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답사하면서 지금은 사라지고 문화재로 남은 노면전차가 가져온 도시 경관의 변화를 이해하는 시간을 될 전망이다.

또 전찻길의 확장과 철거에 따른 정거장 주변의 역사·문화자원, 자연·생태자원, 산업·관광자원 등에 대한 시층별 ‘시공간’ 답사를 통해 서울이라는 공간의 역사적 가치 재발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인구와 물산 이동에 따라 발달

신거주지가 생기고 공업화가 진행되면서 전차 노선도 함께 발달했다. 처음에는 종로통을 통과하는 서대문~청량리 노선부터 종로~구용산 노선, 서대문~마포 노선, 구용산~신용산 노선, 을지로선, 왕십리선, 광화문선, 안국동선, 태평통선, 돈암동선, 영등포선 등으로 점차 늘어났다. 그 사이 노선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었다.

첫 전차는 고종이 명성황후 민 씨가 묻힌 홍릉 능행을 위해 처음 가설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정작 고종은 홍릉 능행 때 단 한 번밖에 이용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따라서 전차는 대한제국의 도시개조사업 일환으로 시작해 일제 강점기에는 식민도시 기반시설로 확대 재편됐다고 보는 견해가 설득력 있다.

1898년 9월 15일 경희궁 홍화문 앞에서 한성판윤 이채연과 미국 공사 알렌 등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된 기공식은 한성판윤 등 고관들이 침목에 쇠못을 박는 것으로 진행됐다. 이듬해 5월 4일 동대문발전소(현 JW 메리어트동대문스퀘어서울)에서 열린 개통식은 참석자들이 전차 8량에 나눠 타고 종로를 거쳐 서대문 종점까지 시승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전차의 도입은 일본 도쿄보다 앞서고 교토, 나고야에 이어 아시아에서 세 번째였다.

전차가 생기면서 도성 출입이 자유로워지자 성문을 여닫는 시간을 알리는 파루가 사라졌다. 이때만 해도 성문과 도성을 훼철시키지 않았지만 1907년 일본 황태자 서울 방문을 이유로 남대문 북쪽 석단부터 이듬해 남쪽 성벽, 동대문 북쪽 성벽, 오간수문 등이 헐리는 등 문화유산 훼철이 가속화됐다.

전차 세대 고령화 기억도 사라져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 수단 등장, 인구 증가 등 복잡한 도로 사정을 이유로 남대문, 서대문, 동대문과 경복궁, 한양도성 등 중요 역사문화자원 등이 훼철되고 훼손됐지만 전차가 사라짐에 따라 이러한 역사적 배경도 묻힌 상태다.

또 전차 세대의 고령화로 인한 ‘사회적 기억’이 사라지고 있다. 반면 일제강점기 지은 양관, 적산가옥 등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이들을 통한 식민역사를 설명할 수 있는 시민 사회의 다양한 활동이 필요한 상황이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도시인문기획자 유성호 문화지평 대표는 “전차 운행 중단에 따른 역사 유산 단절로 기억 대물림이 조금씩 소홀해지면서 시민들을 기억 속에서 점차 잊히고 있다”며 “전차를 중심으로 변화했던 서울의 역사·문화·자연·생태·관광·산업유산에 대해 시민들과 공유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프로그램 참가신청은 문화지평 페이스북 그룹과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회당 25명씩 선착순으로 받고 있다. 총 8회 진행하며 참가비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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