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조사처장 출신 김하중 변호사 "공수처, '전문성' 방점 두면 정치적 중립 따라"

20대 국회 후반기 첫 법조인 출신 국회입법조사처장
임기 동안 여·야 '정치적 중립' 항의 無…공수처에 제언
"정치적 중립 지키되, 전문성과 충돌 시 전문성 우선해야"
'기소 재량권' 한계점 지적도…"기소법정주의 채택해야"
  • 등록 2021-02-12 오전 10:00:00

    수정 2021-03-23 오후 10:58:12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하게 됐던 역사적 배경과 흐름 속에서 잘 운용되기를 바랍니다. 만약 공수처가 정치적으로 한쪽 편을 든다면, 설립 취지를 무색하게 한 것과 더불어 존립 자체가 흔들릴 것입니다.”

김하중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사진=법무법인 동인 제공)
공수처 ‘정치적 중립’?…전문성에 방점 둬야

‘제7대 국회입법조사처장’을 역임한 김하중(61·사법연수원 19기)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공수처가 모든 권력으로부터 독립돼 국가 기관에 대한 엄정한 사정기관으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우리가 모두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정치적 중립성’을 누구보다 고민한 인물이다. 그는 2019년 제20대 국회 후반기 국회 차관급 기관장인 국회입법조사처장에 발탁돼 성공적으로 임기를 마쳤다. 국정 각 분야의 입법과 정책에 대한 이슈를 발굴해 국회의원의 의정 활동을 지원하는 기관의 장(長)이었던 김 변호사는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서 자유롭기 어려웠다.

그는 “국회입법조사처는 여야 간 민감한 현안에 대해 엄정한 정치적 중립의무를 법률에 명시해 두고 있다”면서 “다만, 사안에 따라서 전문성에 충실하다 보면 정치적 중립성에 의심을 받기도 했다”고 기억했다. 김 변호사는 공수처 역시 사건 수사 결과에 따라 정치적 중립성 문제가 끊임없이 따를 것이라 지적했다.

김 변호사의 해결책은 간단했다.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되, 전문성과 충돌하게 된다면 전문성을 우선하라’. 국회입법조사처장 당시 김 변호사는 입법조사관들에게 이 말을 늘 강조했다. 그는 “그것이 엄정한 의미의 정치적 중립”이라며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일을 하면 일시적 오해는 시간이 흐르면서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수처장 역할 무엇보다 중요…견제장치, ‘기소법정주의’ 필요

김 변호사는 공수처가 대한민국 헌정질서에 성공적으로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김진욱 처장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수처장이 만에 하나 막강한 권한으로 정치적 결정을 한다면, 검찰 이상으로 더욱 어려운 입장에 처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공수처는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공수처장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기소편의주의의 유혹에 빠지게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1년 검사경력에 더해 7년간의 법학전문대학원 전임교수 이력이 있는 법학박사 김 변호사는 현 검찰의 가장 큰 문제로 ‘기소편의주의’를 꼽았다. 기소편의주의는 죄가 있는 경우에도 검찰에게 기소의 ‘재량권’이 있는 것을 말한다. 이에 대한 마땅한 통제장치가 없어 검찰 성향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검찰이 판단을 잘하는 경우 문제가 되지 않지만, (판단을) 못했을 경우 독이 된다”며 “그럴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는 것 자체가 제도적으로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기소 재량권 때문에 정치적 입김이 들어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역사 바로 세우기’로 전두환 씨가 1심에서 사형을 선고 받은 사례를 들었다. 그는 “전 씨에 대한 5·18 광주민주화항쟁 고소 당시 검찰은 전씨를 기소유예로 처분했다”며 “바꿔말하면 사형선고를 받은 중범죄자도 기소유예할 수 있는 것이 대한민국 검찰”이라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현행 제도적으로 공수처도 검찰과 마찬가지”라면서 “공수처장이 마음만 먹으면 기소유예가 가능해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대한 통제장치로 ‘기소법정주의’ 제도화를 주장했다. 그는 “기소법정주의는 죄가 있다면 무조건 기소가 되는 것”이라며 “제도적으로 기소법정주의가 뒷받침된다면, 대통령의 부탁이라도 저항할 수 있는 장치가 생기는 등 정치적 중립성이 담보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기소법정주의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해결책도 제시했다. 기소법정주의는 모든 죄를 다 기소해 기소되는 사건이 폭주할 것이라는 우려가 따른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독일은 법정형이 3년형이 넘는 경우 무조건 기소를 하게 돼 있고, 법정형이 3년이 넘지 않는 죄에 대해선 기소유예를 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검사 재량이 아니라 법원의 승인을 받는 등의 견제장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업무 과중에 대해선 “도입 초기에는 검찰 법원 간 견해가 충돌하는 부분이 많겠지만, 곧 기준이 적립돼 부담이 크지 않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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