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당일, 진도 VTS에서 대체 무슨 일이?

  • 등록 2014-07-04 오전 8:24:59

    수정 2014-07-04 오전 8:24:59

[이데일리 e뉴스 김민정 기자] 진도해상교통관제센터(VTS) 소속 일부 해경들의 그릇된 근무 행태가 검찰 조사 과정에서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난 3일 광주지검(해경 전담수사팀·형사2부장 윤대진)에 따르면 전담팀은 대검에 의뢰, 삭제된 진도 VTS 사무실 내 CCTV의 영상 일부를 복원했다. 복원 영상에는 혼자 근무하고 있는 직원의 모습이 담겨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VTS관제시스템 근무가 연안을 담당하는 1섹터(모니터 4개)와 좀더 먼 바다를 관제하는 2섹터로 구분돼 있으며, 섹터 당 각각 1명의 관제사가 근무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진도 VTS는 1명의 관제사가 모니터 화면을 축소해 관제하는 방식과 함께 1·2 섹터 모두를 관장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세월호 침몰 [사진=뉴시스]
진도 VTS 측은 이같은 근무 태만을 감추기 위해 감사원과 검찰 조사를 받기 전에 VTS의 관제실 내부 폐쇄회로(CC)TV 기록 일부를 고의로 삭제하기도 했다. 또 2명의 관제사가 교신한 것 처럼 일지를 조작해 온 사실도 밝혀졌다.

결국 4월 16일 오전 8시 48분 세월호는 원을 그리듯 항해하다가 멈춰서 왼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그러나 세월호의 이상 징후를 가장 먼저 간파했어야 할 진도 VTS는 긴박한 골든타임 18분을 허비하고 오전 9시 6분에야 사고 소식을 접했다.

검찰 관계자는 “18분은 굉장히 긴 시간”이라며 “진도 VTS가 신속히 대응해 10분만 구조를 일찍 시작했어도 구조 인원은 훨씬 많아졌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검찰은 확보한 영상 이외의 나머지 분량에 대해서도 복원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세월호 사고 당시 관제업무를 담당했던 해경 2명과 CCTV 관리자 1명은 이날 오전 광주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단순한 업무태만 정도로만 생각했지만 관련 수사의 깊이가 더해 갈수록 화가 날 정도의 근무행태였다”며 “사실상 관행처럼 이어져 온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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