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매년 발표하는 출자총액제한기업집단 중 상위 10대 그룹의 시가총액은 지난 2012년 말 759조원으로 전체 시가총액에서 60.18%를 차지했다.
MB 정부 집권 전인 2007년 41%에 불과했던 10대 그룹 시가총액 비중은 매년 늘어 2010년 말 54.33%로 50%를 돌파했고 임기 말인 지난해에는 60%대로 올라선 것이다.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한국 기업들이 한 단계 도약한 영향도 있지만, 대기업 성장 위주였던 MB 정부의 경제정책이 증시에도 그대로 투영된 것을 보인다.
물론 연도별로 10대 그룹이 다르고 그룹 내 상장사 구성도 인수합병이나 신규 상장, 상장폐지 등으로 바뀐 만큼 절대 비교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증시에서 10대 그룹 자체의 비중 증가세가 뚜렷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무엇보다 이 두 그룹의 공통점은 금융위기 이후 주력 회사가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우뚝 섰다는 것이다. 품질관리, 브랜드 가치 창출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이 가장 큰 요인이었지만, 고환율 등 MB 정부의 수출 중심적인 정책도 이들 기업의 몸집 키우기에 한몫했다는 분석이 높다.
다만, 삼성그룹보다 현대자동차 그룹의 몸집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위기 이전의 기저효과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파트장은 “삼성전자(005930)는 금융위기 전에도 글로벌 탑 기업이었던데 반해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는 위기 이후 눈에 띄게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위기 이후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펼쳐진 가운데 대기업 중에서도 차별화가 어느정도 진행됐다”고 말했다.
실제 롯데와 LG그룹은 2007년 말에 비해 20%대 증가율을 보이는데 그쳤다. 2007년말과 비교가능한 7개 그룹 가운데 현대중공업그룹의 시가총액은 무려 45% 감소했고 GS그룹 역시 4.3% 줄었다.
반면 `전차군단`으로 불리며 삼성전자와 함께 질주했던 현대차와 기아차는 작년 말 속도를 줄이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탓에 현대자동차그룹 시가총액은 전년 말 대비 0.7%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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