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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의협)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는 최근 의대증원 저지를 이끌 비상대택위원회(비대위)를 위원장으로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을 선출했다. 오는 15일에는 비대위 전환한 후 첫 단체행동인 궐기대회를 연다. 17일에는 서울에서 전국 의사대표자회의를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택우 의협 비상대책위원장은 “16개 시도에서 지역별 궐기대회를 진행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을 걱정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국민에게 알리고 정부에 강력한 저항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2일 오후에는 집단행동 동력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전공의들의 파업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온라인 임시 대의원 총회를 열고 관련 논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빅5’로 불리는 서울아산병원, 서울삼성병원, 세브란스병원 등은 대전협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투표를 마친 상태다.
빅5병원 전공의는 △서울아산병원 522명 △서울대병원 506명 △연세대세브란스 493명 △삼성서울병원 457명 △가톨릭서울성모병원 333명 등 총 2311명에 이른다. 이들이 파업에 돌입할 경우 일부 병원진료 시스템은 멈출 가능성이 큰 구조다. 특히 중환자 치료 담당하는 대형 병원 전공의들의 동참할 경우 환자들의 불편이 커져 대정부 압박수단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환자들과 보호자들은 불안에 떨 수밖에 없다. 명절 이후 대형병원에서 수술을 잡았거나 입원치료 중인 이들은 치료가 중단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 보호자는 “(아직 파업을 시작한 것도 아니지만) 병원 내 분위기가 흉흉한 상태”라고 전했다.
중수본 법적 기준 마련…현장 소통 계속
의료계는 학회별 성명을 통해 의대증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의사는 타인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존재이지만 동시에 누구나 그렇듯이 자기 자신도 지켜야 한다”며 “타인의 생명을 지키려다 의사면허를 잃거나 노동 강도와 가치에 비해 인정받지 못하거나 상식 이하의 과도한 책임을 떠넘기는 의료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다. 필수 의료 공백이 의사 수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단순한 발상은 핵심을 모르는 오판과 궤변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정부는 의사단체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설연휴에도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상황실을 평소처럼 운영하며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의료법에 근거한 ‘집단행동 및 집단행동 교사 금지 명령’과 ‘집단사직서 수리 금지명령’을 내렸다.
집단 진료거부시 ‘의료법’에 따라 업무개시명령이 가능하다. 이를 위반할 경우 면허 ‘정지’뿐만 아니라 ‘취소’도 가능한 상태다. ‘응급의료법’에 따르면 비상진료체계 유지 근무명령을 위반해 응급환자에게 중대한 불이익을 끼친 경우 6개월 이내 면허·자격정지 및 취소 처분까지 가능하다. 형법 ‘업무방행죄’에 해당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어 처한다. ‘독점경쟁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서는 부당한 사업활동 제한을 금지하고 있다. 위반 시 중지·시정명령과 함께 10억원 이내 과징금이 사업자단체에 부과될 수 있다.
지난 2000년 7월 의약분업 관련 의료계 총파업 시 김재정·한광수 의협회장은 의료기관 휴진 강요에 따라 공정거래법·의료법 위반으로 2005년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고 면허가 취소됐다. 중수본은 이같은 법적 기준을 마련하면서도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현장을 찾으며 의료인들을 독려하고 있다.
아울러 중수본 본부장을 맡고 있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복지부 SNS에 ‘전공의들께 드리는 글’이라는 글을 올리며 전공의들을 달랬다. 조 장관은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하여 현장에서 많은 반대와 우려가 있는 점도 잘 알고 있다”며 “그러나 병원을 지속 가능한 일터로 만들고자 하는 정부의 진심은 의심하지 말아 주길 부탁한다. 지역과 필수의료의 위기를 극복하고, 의료체계를 살리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이행할 것이다. 우리나라 미래 의료의 희망인 청년의사들이 함께해 달라”고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