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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대표 위성정당이 만들어진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연동형 비례대표 선거제를 살펴봐야 한다. 정당득표율이 의석수 배분의 기준으로 작동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다수의 지역구 의석수를 확보하기 쉬운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등 거대정당에 불리하다. 종전에는 지역구 의석수와 관계없이 획득한 정당득표율만큼 비례대표 의석도 차지할 수 있었으나 연동형 비례대표제에서는 정당득표율보다 지역구 의석이 많으면 비례대표 의석을 확보하기 매우 어렵다.
거대정당으로서는 지역구 선거는 자신들의 후보를 뽑아주고, 비례대표 선거(정당투표)는 자신들이 만들었거나 혹은 참여한 비례대표 전용 위성정당에 투표하도록 유권자를 유도하면 종전처럼 지역구 의석수와 관계없이 비례대표도 얻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지역구 선거에서의 사표 방지 및 소수정당 국회 입성을 활발하게 하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본래 취지는 퇴색된다. ‘꼼수정치’이라는 비판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앞서 미래한국당을 ‘꼼수’라고 맹비판해왔던 민주당 역시 비례위성정당에 참여한다. 민주당은 명분을 만들기 위해 당원투표도 했다. 수차례 비례정당 참여는 없을 것이라 했던 민주당은 통합당에 대응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을 바꿨다. 참여과정도 잡음이 크다. 민주당은 최초 함세웅 신부 등 민주화 운동 원로가 주축인 ‘정치개혁연합’과 손을 잡을 듯 했으나 결국 개싸움 국민운동본부(개국본) 등 강성 친문(친문재인) 조직이 주축인 ‘시민을 위하여’와 함께 비례대표 위성정당을 만들었다. 정치적 신의를 저버린 후안무치다. 이 때문에 연동형 비례대표 선거제 통과에 힘을 모았던 정의당은 민주당의 위성정당 참여를 연일 비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