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국 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질검총국)이 지난 3일 발표한 ‘2016년 11월 불합격 화장품 명단’에서 수입 허가를 받지 못한 제품 28개 가운데 19개가 애경·이아소 등 한국산 화장품이었다. 불합격 제품 중 영국·태국 화장품을 제외하면 모두가 한국산이다. 불합격한 한국산 제품은 크림, 에센스, 클렌징, 팩, 치약 등 총 1만1272㎏로 모두 반품 조처됐다.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와 함께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한국 화장품이다. 중국 정부가 수입 불허 조처한 화장품 중 한국산이 다수를 차지해 사드 문제로 중국의 경제 제재가 강화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장 피해를 보는 곳이 국내 중소 화장품 업체들”이라며 “차이는 있지만 아모레퍼시픽(090430)과 LG생활건강(051900) 등 주요 기업들도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이 수면 위로 부상한 지난해 4분기 이후 이날까지 아모레퍼시픽(24.5%↓)·LG생활건강(11.2%↓) 등 주요 화장품 브랜드와 코스맥스(192820)(23.2%↓)·한국콜마(161890)(38.5%↓) 등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들의 주가는 일제히 두자릿수씩 하락했다.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를 구체화하고 중국 정부가 다시 고강도의 경제 제재를 한다면 한국산 화장품(K 뷰티)의 앞날은 더 불투명할 것이란 게 중론이다.
면세업계, 신규 사업자 중심 어려움 가중
유커 비중이 높은 국내 면세업계의 상황도 녹록하지 않다. 면세업계에서는 중국에서 단체 관광객을 한국으로 보내는 역할이 중요한데 중국 정부가 한국행 여행을 제한하려 전세기 운항에 제동을 걸면서 관광객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는 51만6956명으로 전년동월과 비교해 1.8% 증가하는 데 그쳤다. 1~11월 성장률이 36.5%인 것과 비교하면 최근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눈에 띌 정도다.
불과 보름 앞으로 다가온 중국 춘절에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춘절 기간 국내 면세점을 방문하는 일정이 예년보다 줄어들거나 평소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은 현재까진 별다른 매출 영향이 없지만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어서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상하이·베이징 사무소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예전 분위기는 아니라고 한다”며 “이번 춘절에는 완전 대목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사드 후폭풍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롯데그룹은 경북 성주에 있는 롯데스카이힐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하기로 결정하면서 롯데백화점·롯데마트 등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이 최근 중국 정부로부터 세무조사를 당하는 등 현지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외교부의 중재나 자제요청을 관심 있게 보고 사드 부지는 국방부랑 협상 중에 있다”며 “중국 사업은 확장계획 없이 현상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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