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백화점들이 한국 브랜드를 지나치게 홀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세계(004170)백화점 본점 신관은 2005년 개점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대대적인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다. 장기 불황을 극복하고 고객들 발길을 붙잡기 위해 과감한 변신이 필요하다는 게 이유다.
신관 3~5층을 최신 유행을 반영한 고급 패션 매장으로 바꾼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국내 브랜드들이 대거 퇴출되고 그 자리를 수입 브랜드로 채운다는 사실이다. 이에따라 바네사 브루노·IRO·빈스 등 15개 안팎의 브랜드가 새로 입점하는 반면 최연옥·신장경·쉬즈미스·요하넥스·시슬리 등 국내 여성복을 중심으로 50개 브랜드는 철수한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상품성을 검증 받은 해외 선진 브랜드를 도입해 패션 전문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라는 게 신세계 관계자가 밝힌 브랜드 교체 이유다.
백화점들의 국산 홀대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보통 6개월 단위로 하는 MD개편 때마다 국내 브랜드가 해외 명품 브랜드에 자리를 내 주는 일이 잦다. 이너웨어(내의·속옷)에서 유아동복, 남성복 및 골프복, 여성복 등 범위도 넓어졌다.
백화점이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라면 입점업체들은 연주자, 소비자는 관객과 같다. 지휘자는 연주자들을 잘 이끌고 전체적인 조화를 이뤄 관객의 오감을 만족시킬 의무가 있다. 연주자들 중에는 실력이 조금 못 미치는 이도 있다. 그렇다고 그를 배제한다면 하모니(상생)는 완성되지 않는다. 관객 역시 주입식 연주에 만족을 얻지 못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 관련기사 ◀
☞신세계, 7월 영업익 87억..전년比 26% ↓
☞신세계 百, 중고 모피 리폼해 판매하는 '모피 벼룩 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