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2월 02일자 02면에 게재됐습니다. |
파란 색의 담뱃갑 정면에는 까만 고양이 한 마리가 그려져 있다. 달려 가다가 갑자기 멈춰 선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고양이 앞에는 난데없이 컴퓨터 주변 기기인 마우스(mouse)가 하나 놓여져 있다.
고양이라면 쥐(mouse)를 쫒아야 하는 게 자연스러울 텐데 왜 마우스일까?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들은 저마다 해석을 내 놓기도 한다. 이중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이 소위 `불경죄론`이다. MB를 연상시키는 `쥐`를 그릴 수 없어서 이를 대신해 마우스를 그린 게 아니냐는 것이다.
마우스 그림은 세인들의 입방에 오를 만큼 절묘하다. 마우스에는 분명 `쥐꼬리`가 달려 있다. 고양이 그림은 담뱃갑 표면에 그려져 있는데 반해, 마우스는 갑을 싸고 있는 비닐 포장에 그려져 있는 것도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이 그림은 `고양이 앞에 쥐 = 풍전등화`의 공식을 떠올리며, 한나라당 안에서조차도 거리두기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현재 모습을 그리고 있다는 해석이다.
담뱃갑이 아니라 이를 감싼 비닐에 그려진 것에 대해서도 "문제가 될 경우 이를 교체함으로써 손쉽게 논란을 피해가기 위한 것이 아니냐"며 호사가들의 입방아는 멈출 기세가 보이지 않는다.
이는 지난 2010년 한 대학강사가 G20 홍보 포스터에 쥐그림을 그렸던 것이 발단이 된 사건이다. 즉각적인 구속, 서울중앙지검 공안부의 사건 지휘, 1·2심 유죄(벌금 200만원) 등 사안에 비해 과도한 정부의 대응이 문제점으로 회자되고 있는 사례다.
고양이 앞에는 응당 쥐가 있는 게 자연스럽다. 하지만, 담배 갑에 쥐를 그려 넣었다가 자칫 `제2의 쥐벽서 사건`으로 비화될 것을 우려한 KT&G가 쥐대신 마우스를 그려 넣었다는 해석이 나오는 실정이다.
KT&G가 담뱃갑 그림에 정치적 의미를 담았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마우스 이야기는 현 정부에 대한 공포심과 반발심(혹은 짜증스러움)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낸 괴담으로 보는 게 온당하다.
하지만, 이런 괴담은 지금의 정권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바야흐로 정치의 시대다. 여든 야든 왜 이런 이야기가 횡행하는지 곱씹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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