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남과 19금 대화 나눈 아내 행동 부정행위인가요?[양친소]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정지인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24년 가사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사단법인 칸나희망서포터즈 대표 △전 대한변협 공보이사 △‘인생은 초콜릿’ 에세이, ‘상속을 잘 해야 집안이 산다’ 저자 △YTN 라디오 ‘양소영변호사의 상담소’ 진행 △EBS 라디오 ‘양소영의 오천만의 변호인’ 진행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출연

저희 부부는 결혼 3년차로 아직 아이는 없습니다. 아내는 직장에서 부당한 일을 겪어 휴직을 한 상태로 저 혼자 외벌이를 했습니다.

아내가 쉬기 시작하면서 우울하다고 힘들어하더니 온라인게임을 시작했습니다. 결혼 전에는 함께 게임을 했고, 결혼생활 중에도 종종 게임을 해와서 문제라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아내는 특정메신저를 활용해 대화를 하면서 게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게임을 하면서 호흡도 중요하니 대화하면서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요.

어느 순간부터 눈에 거슬리는 게 있었습니다. 특정 남성유저와 계속 일대일로 대화하면서 게임을 하는데, 늘 그 남성과 대화를 하면서 게임을 하더라고요. 어느 날 밤, 잠에 깨 화장실을 가려던 중 컴퓨터 방에서 아내의 애교 섞인 말투가 들려왔습니다. 게임하는 대화가 아닌 연인의 대화처럼 들렸습니다. 다음 날도 아내의 대화 소리를 들었는데, “사랑한다, 보고싶다” 그리고 19금 대화까지 두 사람이 나누고 있었습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화를 냈더니, 아내는 “온라인상으로 하는 말인데 뭐가 큰 문제냐, 남자들이 야동 보는 것과 똑같다”며 오히려 더 화를 내더라고요. 그 일 이후 한 달 정도 별거를 했는데, 이혼을 해야 할지 고민스럽습니다. 온라인게임을 하면서 다른 남성과 사랑한다며 대화한 사실이 이혼 사유가 될까요?

- 재판상 이혼사유에서 말하는 부정행위는 어떤 건가요?

△민법 제840조 제1호 소정의 재판상 이혼사유인 ‘부정한 행위’란 혼인 중 배우자로서의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모든 행위를 포함하는 것으로 간통보다 넓은 개념입니다. 따라서 육체적 관계가 없었더라도 배우자 이외의 다른 사람과 깊고 친밀한 정서적 관계를 형성하는 이른바 ‘정신적 바람’ 역시 배우자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부정행위에 해당합니다. 부정행위를 원인으로 재판상 이혼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부정행위를 안 날로부터 6개월, 부정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2년 이내에 소를 제기해야 하고, 이 때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용서한 사실이 없어야 합니다. 다만 부정행위가 계속되는 경우에는 부정행위가 종료된 때로부터 기간이 기산된다고 해석해야 합니다.

- 온라인을 통한 부정행위가 늘어나고 있다는데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오픈채팅방 등 온라인 커뮤니티가 활성화됨에 따라 불특정 다수와 소통하고, 공통의 관심사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고,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온라인상에서 불특정 다수와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일이 쉬워지면서, 자연스레 연인 혹은 배우자가 아닌 다른 사람과 다정하게 연락하거나 성적인 대화 및 사진을 주고받는 등의 비대면 형태의 부정행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 연애감정이 포함된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부정행위에 해당할 수 있나요?

△성관계가 없었더라도 마치 연인처럼 다정한 대화를 주고받으며 정서적으로 교감을 나눈 사이라고 판단된다면 충분히 부정행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연자의 아내가 온라인상에서 외간 남성과 성적인 대화를 나누거나 ‘사랑한다, 보고싶다’는 등의 애정표현을 한 것은 재판상 이혼사유인 ‘부정한 행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 대화를 나눈 상대방에게도 위자료 청구가 가능할까요?

△온라인상의 부정행위에 해당하는 경우, 상대방에게 위자료 청구가 가능합니다. 다만, 1회성의 성적인 대화가 아니라 배우자와의 신뢰 관계를 해칠 정도의 정서적인 교감을 나눈 대화를 주고받은 사실 및 상대방이 배우자의 기혼 사실을 알면서도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점을 입증해야 합니다. 아울러, 상대방이 적극적으로 이혼을 종용한 사실이 있다거나 반성하지 않는 태도로 일관하는 경우에는 이를 지적함으로써 더 많은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 여지도 있습니다.

- 그렇다면 부정행위는 어떻게 입증해야 하나요?

△이혼 및 위자료 청구 소송을 위해서는 부정행위를 입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여보, 자기야’와 같이 서로를 애칭으로 부르거나 ‘사랑한다, 보고싶다’는 등의 애정표현과 성적인 대화 내용이 담긴 SNS, 문자메시지 및 부정행위를 시인하는 각서 등이 부정행위를 뒷받침할 수 있는 주요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단,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배우자의 휴대전화 잠금장치를 무단으로 해제해 열람하거나 배우자 모르게 메신저 대화내용을 확인하는 경우에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최대한 합법적인 방법을 통하여 배우자의 부정행위 증거를 확보할 수 있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자세한 상담내용은 유튜브 ‘양담소’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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