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현행 1.50~1.75%로 동결했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미·중 간 무역 불확실성 이후 회복되지 못한 기업의 CAPEX(설비투자)가 추후 연준이 완화 정책에 나설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자연실업률이 생각보다 낮다고 언급했다”며 “실업률이 더 이상 떨어질 틈이 없어 올라가기 시작한 후에는 경기침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11월 미국 실업률이 3.5%로 50년래 최저치가 되면서 앞으로 실업률이 더 낮아질 수 있을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파월 의장은 이러한 관점에서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유발하지 않는 실업률인 ‘자연실업률’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자연실업률은 향후 경제전망을 토대로 계산된 것이 아니라 과거 경제지표를 토대로 계산하는 지표라는 것이 안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과거보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고 고령화되는 경제라면 자연실업률은 낮아질 수 있다”며 “실업률과 자연실업률 간의 차이인 ‘실업률갭’이 플러스로 전환되면 경기침체가 일어날 시점은 뒤로 늦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 심화 이후 나타난 기업의 설비투자 축소는 계속 지켜봐야 할 요소로 언급됐다. 안 연구원은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무역 불확실성이 제조업에 부담이 된다고 평가했다”며 “올해 세 차례 금리 인하 이후 부동산이 회복하고 제조업의 심리지표는 개선됐지만 설비투자 축소는 회복되지 못했기 때문에 계속 지켜보겠다는 입장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기업의 설비투자 축소가 심화한다면 연준이 추가 완화 정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