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격노..삼성전자 黃사장 기죽은 배경?

이건희 회장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강하게 질타' 뒤늦게 확인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황창규 사장, 최근 신중한 행보 배경인 듯
  • 등록 2007-09-30 오후 10:58:20

    수정 2007-10-01 오전 7:57:01

[이데일리 지영한기자] 삼성 이건희 회장이 지난 7월 하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을 강하게 질타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는 최근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의 행보가 갑작스레 신중해진 배경으로 분석된다.

30일 삼성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지난 7월 수원에서 열린 '2007년 선진제품 비교전시회'에 참석, 반도체 D램 생산성 지표인 수율(불량률의 반대)이 하이닉스에 뒤처졌다는 보고를 듣고, 황창규 삼성전자(005930) 반도체총괄 사장을 크게 질책했다.

▲ `2007 선진 제품 비교 전시회`에 참석한 이건희 회장.
당시 황창규 사장이 D램의 수율이 하이닉스에 일시적으로 뒤처졌다고 보고를 하자, 이건희 회장은 "어떻게 하이닉스에도 뒤처질 수가 있느냐"며 강하게 질타해 이 회장을 수행한 임원진이 크게 긴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행사장에는 삼성그룹 전략기획실장인 이학수 부회장과 삼성전자의 CEO인 윤종용 부회장을 비롯해 삼성전자의 이윤우·이기태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지성·황창규 사장, 김순택 삼성SDI 사장, 강호문 삼성전기 사장, 이건희 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등 삼성그룹 최고경영진이 대거 참석했다.

업계 일각에선 이건희 회장의 질타가 있었기 때문인지, 최근들어 황창규 사장의 행보가 매우 신중해졌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9월18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i-SEDEX' 행사장에서도 황 사장은 극도로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경쟁사인 김종갑 하이닉스 사장이 반도체 현황과 전망에 대해 거침없이 의견을 피력했지만, 황 사장은 예전과 달리 말을 극도로 아껴, 언론의 도마위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황 사장은 올해에도 '황의 법칙'이 이어질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지난번에 다 얘기했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고, 반도체 시황에 대한 질문에 대해선 "오늘은 행사얘기만 하자"며 손사래를 쳤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예측과 달리 올들어 D램 및 낸드플래시 가격이 급락세로 돌변하자,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이 반도체 시황을 너무 낙관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황 사장은 작년말 D램과 낸드플래시가 2007년은 물론이고 2008년에도 계속 좋을 것이란 핑크빛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결국 시황예측을 실패한데다 생산성 지표마저 하이닉스에 뒤처지고, 이로 인해 이건희 회장의 질타까지 이어지자, 황 사장이 크게 위축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 있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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