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 규명 첫걸음 ‘특별법’ 제정 지지부진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 20여명은 열흘 째 국회 본청 앞과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이 여야간 합의 불발로 지연되고 있는데 대한 항의 차원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5월 대국민담화에서 “여야와 민간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포함한 특별법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후 여야는 세월호 특별법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논의를 진행해 왔다. 여야는 세월호 진상조사위원회에 동행명령권을 부여하는 데까지는 합의했지만, 수사권과 기소권 보장 문제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특별법 제정이 지연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할 경우 현행 사법체계가 흔들릴 수 있다며 상설 특검과 연계해 해결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과 희생자 가족들은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진상 규명이 불가능하다며 맞서고 있다.
안전사회 약속 탁상행정에 부작용만
‘적폐 청산·안전사회’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후속대책도 더디기만 하다. 해양경찰청과 소방방재청을 해체하고 국가안전처를 신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소방조직과 해양경찰 구성원들이 반발하고 있는데다 야당 또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법안 통과가 쉽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설익은 안전 대책을 성급히 시행했다가 부작용만 양산한 사례가 적지 않다. 국토교통부의 수도권 광역버스 입석 금지와 교육부의 수학여행 시행방안이 대표적이다. 교육부는 세월호 참사 직후 중단시켰던 수학여행 재개를 허용하면서 학생 50명당 한명씩 안전요원을 배치토록 하는 등 현실성 없는 조건을 내걸어 빈축을 샀다.
청해진해운 실소유주인 유씨 일가를 겨냥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피해를 주면서 추구한 사익은 모두 환수하겠다”고 했던 박 대통령의 다짐 또한 유씨가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이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검찰이 1400억원에 육박하는 유씨 재산에 대해 내린 기소 전 추징보전 명령과 가압류 조치가 유씨 사망으로 무효화될 공산이 커진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