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당국, 세월호 '에어포켓' 소멸 기다리며 국민 기만

  • 등록 2014-07-04 오전 8:23:57

    수정 2014-07-04 오전 8:23:57

[이데일리 e뉴스 김민정 기자] 해경이 세월호 참사 초기 대응에서 에어포켓 소멸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세월호 참사 초기대응에서 해경이 에어포켓 소멸을 기다렸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3일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달 24일 ‘에어포켓이 없었다’는 해양경찰청의 공식 입장을 최초 확인한데 이어 구조 당국이 잠시나마 존재했던 에어포켓의 소멸을 아예 손 놓고 기다린 정황이 해양경찰청 공식 문서에서 확인됐다고 전했다.

김 의원이 이날 공개한 사고 당일 오후 5시 30분 목포해양경찰서가 해양경찰청본청으로부터 각급 해양경찰서, 해군3함대, 전남도청 등 30개 유관 기관에 전파한 ‘상황보고서-목포, 침수·전복선박(SEWOL호) 관련 보고, 하달, 통보 7보’에 따르면 “세월호 선내에 공기가 많이 빠져나오고 선내 진입곤란 공기 배출완료시 잠수사 투입 선내 수색 예정”이라며 해경이 의도적으로 에어포켓 소멸을 기다린 정황이 밝혀졌다.

세월호 침몰 [사진=뉴시스]
이에 김 의원은 “그나마 있는 공기마저 빠지길 기다린 구조 당국이 처음부터 에어포켓이 존재하지 않았음을 알고도 이를 운운하며 신속한 구조작업은 등한시했다”며 “4월 18일 엉터리 공기주입을 벌였던 것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던 국민을 기만하기 위한 한낱 쇼에 불과했음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김 의원은 “이 ‘상황 보고서’가 각 부처 보고계통을 따라 해양수산부, 안전행정부, 청와대 등으로 보고됐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다음날 진도체육관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유가족 앞에서 공기주입을 지시한 것은 도대체 어떻게 된 영문인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누군가 보고를 막았던 건지 아니면 알면서도 대통령은 그런 지시를 한 것인지, 왜 에어포켓이 소멸했음을 국민들에게 알리지 않았는지, 이제 국민을 기만한 구조 당국과 대통령이 사죄로 답해야 할 차례”라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한편 지난달 29일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생존자를 구조한다며 세월호 선체에 주입한 공기가 인체 유독성 공기였다”며 “공기주입 작업에 참여했던 잠수부는 세월호 공기주입에 쓰인 콤프레셔(compressor·공기 압축기) 장비에 인체에 해로운 공업용 오일이 사용됐다고 증언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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