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프로스 사태 '찻잔 속 태풍'..국내 증시 영향 제한적

글로벌 증시 단기 조정 빌미..선조정 보인 코스피 '영향 미미'
"코스피, 1960~1970포인트에서 단기 저점 형성할 것"
  • 등록 2013-03-19 오전 9:21:19

    수정 2013-03-19 오전 9:21:19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가뜩이나 글로벌 증시 상승에서 소외되면서 잔뜩 움츠러들었던 국내 증시가 키프로스 구제금융 신청으로 또 한번 타격을 받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최근 사흘간 1조원 넘게 팔아치운 가운데 유로존 위기가 더해지면서 외국인 매도세가 거세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코스피가 조정을 보인 만큼 추가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19일 코스피지수는 상승세로 출발, 1970선을 회복했다. 오전 9시17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일비 9.18포인트(0.47%) 상승한 1977.36을 기록중이다.

지난 15일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의에서 키프로스에 100억 유로를 구제금융으로 지원해주면서 예금과세를 통해 58억유로 자체 확충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스페인과 이탈리아에도 동일한 잣대가 적용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면서 뱅크런에 따른 금융위기 재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랠리를 보여왔던 글로벌 증시가 키프로스 사태를 계기로 당분간 조정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그 기간은 길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은 300억원 가까이 순매도중이지만 개인과 기관이 매수에 나서면서 지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유로존 해체를 용인하지 않는 한 은행예금에 대한 부담금 부과가 다른 국가에 적용할 가능성은 희박해 조만간 수습될 것”이라며 “키프로스 사태가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가능성이 높지만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글로벌 증시에서 단기 조정의 빌미 가능성은 있다”고 분석했다.

구종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는 단기적인 악재에 그칠 것”이라며 “구제금융이 확정되는 과정에서 단기적 불안요인이 될 수 있겠지만 키프로스 자체가 유로존에서 차지하는 경제규모가 워낙 적고, 다른 국가로 전이될 가능성도 낮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국내 증시에 대한 여파도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높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키프로스 사태가 이미 일정 부분 반영됐기 때문에 국내 증시는 안정을 찾아갈 것”이라며 “다만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 매도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코스피지수가 조정을 보이더라도 1960선 지지대에 근접했기 때문에 추가 낙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정인지 동양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하락하면서 1960선 부근에 위치한 중요한 지지대에 근접했다”며 “만약 1960선 지지에 실패한다면 상승 추세 형성 시점이 늦춰지거나 장기 횡보국면이 연장되는 흐름을 고려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정 연구원은 “추가 조정보다는 단기 바닥 확인후 반등하는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외국인 매도세로 삼성전자가 급락했지만 120일 이평선과 상승 추세선 등의 지지대에 도달한 가운데 거래량 50만주를 넘어서 저가 매수세 역시 강하게 유입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철강, 화학업종지수 등도 이전 저점대에 근접해 추가 조정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1960~1970포인트에서 단기 저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기 모멘텀이 하락하고 있어 빠른 상승 전환보다는 기간 조정 연장을 통해 저점을 확인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이어 “코스피 방향성의 키는 삼성전자가 쥐고 있다”며 “최근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도가 개별 이벤트 때문이라면 프로그램을 통한 수급 개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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