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치매환자" 오세훈 발언에…與 연일 비판 "수준 낮은 극우 사고"

오세훈 '文대통령, 대역죄인' 발언에 맹비난
  • 등록 2021-03-29 오전 8:14:54

    수정 2021-03-29 오전 8:14:54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4.7재보궐선거가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양측의 상호 비방전도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중증 치매 환자”라는 표현을 쓴 것을 두고 여댱 의원들이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과격 발언 자제’를 당부했다고 하는데도 자신의 막말이 ‘비유’라고 우기고 있다”며 “본인의 어머니가 치매 환자임을 스스로 공개적으로 밝혀 놓고, 바로 다음날 또 다시 대통령을 비난하기 위해 ‘중증 치매 환자’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하냐”고 물음을 던졌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동문광장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오 후보는 지난 26일 서울 강서구 증미역 출근길 유세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며 “(문 대통령이) 집값이 아무 문제 없다, 전국적으로 집값이 안정돼 있다고 1년 전까지 넋두리 같은 소리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가 연설할 때 ‘무슨 중증 치매 환자도 아니고’라고 지적했더니 과한 표현이라고 한다”라며 “야당이 그 정도 말도 못 하나”라도 반문했다.

이는 오 후보가 지난 2019년 10월 광화문 집회에서 우리 경제가 올바르게 가고 있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겨냥해 “중증 치매 환자 넋두리 같은 소리”라고 연설한 것이 뒤늦게 논란이 되자 항변한 것으로 보인다.

오 후보는 이튿날인 27일에도 성동구 서울숲 유세에서 “비유법을 쓰면 망언이라고 하니 직설적으로 얘기하겠다”라며 “(문 대통령은) 일자리도 못 만들고, 빈부 격차도 해소 못 하고, 주택 가격 오른 건 천추에 남을 큰 대역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10일 서울 구로구 남구로시장을 찾아 윤건영 의원과 함께 상인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윤 의원은 이에 대해 “본인의 어머니도 겪고 있는 ‘치매’의 아픔을 모욕하는 언사일 뿐 아니라, ‘치매’라는 병에 대한 천박한 인식을 드러내는 말”이라며 “정책 실패를 지적한다며 현직 대통령을 ‘대역죄인’ 운운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민주주의라는 제도와 정신에 대한 기본 이해가 있다면 할 수 없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10년 전 아이들 밥 주는 문제로 사퇴할 때도 그랬다. 변화된 시대의 흐름과 민심의 요구보다는 자기 정치만 생각하던 사람이 오 후보”라며 “서울시민을 말하면서 속으로는 본인의 정치적 목적을 계산하고, 합리적인 척을 하지만 뼛속은 수준 낮은 극우 사고를 품고 있는 후보에게 우리의 삶을 맡길 수는 없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당 대표 직무대행 (사진=연합뉴스)
같은 날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도 “‘태극기 부대와 손잡은 오 후보가 연일 극우 본색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라며 “(오 후보는) 그저께(26일) 또다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중증 치매 환자‘라는 표현을 썼다. 이번에는 ‘야당이 그 정도 말도 못 하냐‘고 반박하기도 했다. 그러니까 오 후보가 극우 정치인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극우 정치인의 특징은 보편과 상식을 벗어난 극단적 행동과 폭력이며 그것을 신념화한다는 것”이라며 “민주주의국가의 대통령으로서 정상적으로 국정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문 대통령을 향해 ’독재자‘, ’중증 치매 환자‘라는 표현은 언어폭력”이라고 지적했다.

김 직무대행은 또 “보편과 상식을 가진 사람은 언어폭력을 쓰지 않고 잘못했으면 반성하고 사과한다. 그러나 극단주의자는 신념에 의해 행동하기 때문에 반성이나 사과가 없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극우 정치인의 공직까지 맡아서는 안 된다”라며 “극우 정치인이 공직을 맡게 되면 증오의 정치로 국민이 분열하고 민주주의 가드레일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오 후보가 서울시장이 되는 순간 광화문 광장은 태극기 부대의 난동으로 가득 채워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의 이같은 주장에 국민의힘은 발끈했다. 김철근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김 원내대표는 대통령을 향한 국민의 마음을 대신한 비판을 꼬투리 삼아 ‘극우 정치인’ 운운한다”며 “불리한 국면을 전환해보려는 안간힘이 애처로움을 넘었다”고 비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서울, 부산시장 선거가 진흙탕으로 변해가고 있다”며 “후보에 대한 흑색선전 비방, 이쯤에서 멈춰주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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