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니프티 피프티 유사, 물가·통화정책 지켜봐야”

한국투자증권 보고서
“쏠림 장세의 변곡점은 물가 상승”
  • 등록 2020-06-12 오전 8:09:54

    수정 2020-06-12 오전 8:09:54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특정 종목 강세 현상을 1970년대 니프티 피프티 장세와 비교하면서 물가와 통화정책 여력을 꾸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니프티 피프티(Nifty Fifty)’는 1969년부터 1973년까지 미국 우량주 50여개의 상대 성과가 우세했던 대형주 장세를 말한다. 당시 미국 증시에서는 기관투자자들이 선호했던 50개 종목 중심으로 시장의 쏠림이 극대화되는 현상이 장기화됐고, 이로 인해 지수는 상승하지만 상승 종목 수보다 하락 종목 수가 더 많아지는 기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국제질서 개편과 새로운 경제구조 등장, 신경제가 반영된 고PER(주가수익비율) 정당화 등이 이유였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한국 증시도 상당 부분 비슷한 점이 있다”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도래와 글로벌 저금리 환경을 감안해 일부 종목에 대해 높은 밸류에이션을 허용하는 분위기를 조성됐고, 증시가 급락했던 3월에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대거 이탈한 반면 개인 매수세가 끊이지 않았던 점도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이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가 투자자들을 지지하는 점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쏠림 장세의 변곡점은 인플레이션 심화에 따른 물가 상승이었다. 약 3년간 강세를 보였던 니프티 피프티 종목들은 1973년 1월부터 하락세를 나타냈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물가 통제를 완화하기 시작하던 시점이었다. 물론 현 시점에선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롬 파월 의장이 강조했듯 인플레이션은 연방준비제도(Fed)의 목표치를 밑돌고 있다.

박 연구원은 “어떤 이유에서건 물가 상승이 시작되었을 때 중앙은행의 통화완화는 위험에 봉착한다”면서 “결국 중앙은행의 통화완화 정책이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현재 니프티 피프티 장세의 최대 리스크”라고 내다봤다. 그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시장을 예로 들었다. 올해 연말까지 유가가 38~39달러 수준에 머물 것으로 관측되는데, 이를 토대로 전년 동기간 대비 WTI 상승률을 계산해보면 2021년 1월부터 물가 압력이 큰 폭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박 연구원은 “소수 종목 위주의 성장주 랠리는 당분간 지속되겠으나 1970년대 니프티 피프티의 경험을 반추하면 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은 꾸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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