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자본확충]<下>한투, 4兆 눈 앞인데 따져야할 변수들

‘초대형IB 발표 한달’ 증권사별 자본확충 시나리오 점검
현대 합병후 3.9조…모회사 지원여력 있지만 8조는 멀어
NH 4.6조…농협지주 구조조정 손실 여파로 여유 없어
한투, 4조까지 7000억 남아…"실효성 부터 따질 것"
  • 등록 2016-08-31 오전 6:42:00

    수정 2016-08-31 오전 8:02:15

[이데일리 박수익 송이라 기자] 정부가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을 위한 당근책을 내놓은 지 한 달이 흐른 가운데 아직 신한금융투자를 제외하면 IB업무 확대 목적의 자본확충 카드를 꺼내든 곳은 없다. 그러나 정부가 자기자본 단계별로 다양한 업무를 허가하면서 증권사들도 현실에 맞춰 다양한 자본확충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편집자 주]

4조 충족한 NH·현대…8조까지는 아직

합병 수순을 밟고 있는 현대증권(003450)과 KB투자증권은 합병후 자기자본 3조9000억원에 올해 예상이익을 더하면 사실상 4조원에 도달한다. KB투자증권의 모회사(KB금융(105560)지주)가 현대증권을 인수하는 사례여서 미래에셋 합병법인처럼 최초인수금액을 차감하지 않기 때문에 자기자본 순증 효과가 크다. 현대증권 합병법인은 발행어음 업무 요건(4조원)을 충족한 가운데 향후 영업전략에 따라 추가 자본확충 가능성이 열려 있다. 다만 다음단계인 8조원까지는 4조원의 자본을 더 늘려야해 모회사(KB금융지주)의 풍부한 지원여력과는 별개로 당장 공격적 자본확충 전략을 펼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미래에셋대우(006800)미래에셋증권(037620) 합병 이전 자기자본 1위였던 NH투자증권(005940)(4조6000억원, 6월말 기준)도 발행어음 업무 요건을 충족한 가운데 당분간 공격적인 자본확충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모회사가 조선업 구조조정 후폭풍의 한 가운데에 있어 지원여력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홍준표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NH투자증권은 모회사인 농협금융지주가 올 2분기 조선업 관련 대손충당금 부담으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면서 모회사 지원을 통한 자본확충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당분간 NH투자증권의 자본확충은 자체이익 유보를 통한 점진적 방안이 예상되지만 이 역시 모회사 상황이 관건이다. 다음단계인 8조원까지는 멀고, 모회사의 배당금 필요성은 가깝기 때문이다.

아울러 현대증권 합병법인과 NH투자증권 모두 8조원까지 도달하려면 최대 4조원이 필요해 모회사 지원여력을 떠나 적정 자기자본이익률(ROE) 유지 등 자본확충의 실효성을 더 깊이 고민해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투증권, 4조 눈 앞인데 따져야할 변수들

한국투자증권(3조2000억원, 6월말 기준)은 4조원까지 도달하는데 약 7000억원을 남겨두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유상증자는 지분 100%를 가진 모회사(한국투자금융지주)의 상황을 보다 면밀히 따져야 한다. 한투지주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18% 수준으로 금융당국의 경영실태평가 2등급 기준(130%)까지 약 3300억원의 추가 자회사 출자여력만 남아있다.

출자여력을 늘리기 위해서는 한투지주의 자본을 늘리거나 증권을 제외한 다른 자회사 지분 일부를 팔아야한다. 한투지주의 자본을 늘리려면 오너의 현금지출이 있어야한다. 한투지주를 대신해 한투증권이 직접 다른 증권사를 인수·합병할 경우 미래에셋 합병법인처럼 초기인수대금은 합병후 자사주가 되면서 자본차감이 발생, 단기간내 자본을 늘리기는 어렵다. 아울러 한투 역시 자본확충 여력을 떠나 실효성을 먼저 검토해야한다는 입장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자본확충을 했을 경우 그만큼 ROE를 견인할 수 있을지 다각적인 필요성을 먼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리츠·하나금융투자, 대주주 지원여력 관건

메리츠종금증권(008560)(1조7000억원, 6월말 기준)은 대형투자은행의 1단계인 자기자본 3조원에 1조3000억원을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모회사 메리츠금융지주(138040)가 이미 이중레버리지비율 130%를 초과한 상태여서 추가 출자 가능성이 낮다. 홍준표 수석연구원은 “최대주주 메리츠지주의 지분율이 32.3%에 불과해 금융지주회사법상 상장자회사 지분보유요건(30%)을 충족하기 위해선 유상증자때 메리츠지주의 참여가 불가피하다”며 “이 경우 다시 이중레버리지비율이 상승해 주식시장을 통한 자본확충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자회사 출자여력확보를 위해 메리츠금융지주의 자본을 늘리려면 역시 오너의 현금 지출이 필요하다. 따라서 메리츠증권은 당분간 자체 순이익으로 점진적인 자본확충을 해나가면서 다각도로 사업전략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대투증권(1조8000억원)은 3조원까지 도달까지 1조 2000억원의 자본확충이 필요하고, 대신증권(1조7000억원)도 1조3000억원의 확충이 있어야한다. 이들 두 회사도 대주주의 의지와 지원여력이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준표 수석연구원은 “하나금융투자는 신한금융투자의 증자로 상당히 자극을 받을 것”이라며 “다만 모회사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 등으로 지원여력이 충분치 않아 현실적으로 자본확충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대신증권(003540)은 개인 대주주 체제여서 지원여력이 낮은 반면 배당 필요성은 높다. 자본확충 가능성이 많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 관련기사 ◀
☞ [증권사 자본확충]<上>미래에셋·삼성증권 자사주매각 카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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