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국제사회와 이란 간 핵협상 타결로 글로벌 기업들은 이란 시장 재진출을 위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이란 개방으로 확대가 예상되는 자동차, 건설, 정보통신(IT), 소비재 등을 중심으로 현지시장 진출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지난 2010년 포괄적 이란제재법(CISADA; H.R.2194)을 발표하고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에도 제재를 가하는 세컨더리 보이콧 으로 16년간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이란은 분명히 우리 기업들에게 ‘제2의 중동 붐’이라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전 세계의 눈이 이란에 집중되면서 이란을 선점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우리 기업들의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란 중동 제2의 경제 대국.. 소비시장 잠재력 높아
이란은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이 3041억 달러로 사우디아라비아(7525억 달러)에 이어 중동 제2의 경제 대국이다. 인구는 약 8000만명으로 연령층의 60%가 30세 이하로 풍부한 노동력과 넓은 소비시장을 보유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천연가스 매장량이 세계 2위, 원유는 세계 4위이며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원이 풍부한 걸프만과 카스피해를 모두 접하고 있다. 지난 2012년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제재 탓에 수출입이 감소하면서 경제가 어려워졌지만 이번에 제재가 풀리면서 소비가 늘고 경제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이란은 우리나라의 중동 제3의 수출대상국일 정도로 활발한 교역 대상국이다. 우리나라의 대이란 수출은 2000년 13억8000만 달러에서 2014년 41억6000만 달러를 기록할 정도로 연평균 8%씩 성장세를 보였다.
주UAE 대사를 역임한 권태균 법무법인 율촌 고문은 “8000만 이란시장의 개방은 경쟁과 협력의 새로운 활력소로 작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IT·가전 등 유망.. ‘중동 붐’ 새로운 기회
핵협상 타결과 함께 미국 달러화 결재까지 모두 풀린다면 구매력은 더욱 확대되면서 자동차, IT, 가전, 화장품, 가공식품 등의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제재로 인해 그동안 부족했던 생필품 등 소비재의 수입수요가 증가하고, 금융제재로 투자가 거의 중단상태였던 석유가스 관련 프로젝트,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등의 활성화도 기대된다.
자동차는 2011년까지 우리나라의 대이란 10대 수출품목 중 하나였지만 제재이후 완성차 수출은 급격히 감소했다. 기아차는 이란의 국영자동차기업인 SAIPA사와 합작으로 프라이드 조립공장을 설립했으나 2005년 철수했다. 이후 이란은 부품을 수입해 완성차를 생산하고 있다.
이란의 젊은층이 디지털 기기 사용에 밝고 최근 인터넷 트렌드에 대한 인식이 높다는 점에서 정보통신기술(ITC) 분야도 유망하다.
BMI에 따르면 이란의 모바일 시장은 약 20억 달러 규모로 추정되며 휴대폰과 태블릿PC 현지생산은 약 150만대 수준이다. 휴대폰은 오는 2019년까지 연평균 6%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스마트폰 판매도 10.9%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TV,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도 높은 수요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과 LG의 TV는 현지에서 프리미엄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란이 매년 약 10억 달러를 화장품 수입에 지출하며 세계 7위의 화장품 수입국이라는 점도 우리기업들에게 기회요인이다. 이란에서는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히잡 착용으로 유일하게 노출이 가능한 얼굴과 손의 색조화장품과 모조 손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란인들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로 식습관이 서구화되어가고 있어 가공식품 분야도 수출 유망품목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