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국은 물론이고 독일과 스위스 등지에서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임금 인상이 더디게 이뤄지자 최저임금을 인상하자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것으로, 최저임금 인상이 국내 소비지출과 경제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다.
25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현재 호주의 20세 이상 근로자 최저임금은 시간당 16.87호주달러(약 1만4600원)다. 지난 2000년 이후 14년간 60%나 인상됐다. 미국 달러로는 13.55달러로 미국 연방정부 최저임금의 2배에 이르고, 미국에서 가장 최저임금이 높은 샌프란시스코주보다도 30%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는 호주 경제가 빠르게 성장할 때에는 충분히 지속 가능했다. 그러나 중국 경제 성장 둔화와 글로벌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인해 호주의 핵심산업이 광공업이 어려움에 처하자 너무 높은 최저임금이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80년대 호주 정부 경제 자문관을 지낸 로스 가너트가 그 대표적인 경우다.
최근 광공업과 건설분야에서 신규 일자리를 줄면서 호주의 실업률은 6.1%에 이르고 있다. 앞선 2008년초에는 4%에 불과했었다.
반면 지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정부 최저임금 산정위원회에 참여했던 이언 하퍼 박사는 이에 반대한다. 그는 “전반적인 경제여건이 가장 큰 변수”라며 실제 지난 1990년에는 인플레이션에 연동돼 최저임금이 하락하는 와중에서도 실업률은 10%를 넘었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논쟁은 전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다.
독일은 사상 처음으로 시간당 8.5유로(약 1만600원)의 최저임금제를 새로 채택한 반면 스위스에서는 지난해 5월 최저임금을 세계 최고 수준인 22스위스프랑(25달러)로 높이자는 법안을 국민투표로 부결시켰다. 최저임금을 10.10달러까지 높이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최저임금 인상안은 미국 의회에서 장기 표류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