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적인 수치만을 놓고 두 기업을 상대적으로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두 기업의 사업 영역이 다른데다 실적 기준 또한 다소의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휴대전화 부문에서의 간접 비교는 가능하다. 특히 애플의 아이폰에 맞서 삼성전자가 대항마인 '안드로이드 군단' 출격 채비를 마친 만큼 앞으로 전개될 두 기업의 진검 승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삼성 휴대전화 잘 싸웠지만 아쉬운 '판정패'
30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1분기 통신 사업 부문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9조1800억원, 1조1000억원이었다. 휴대전화 부문만 따로 떼면 매출액이 8조5700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중 24.7%를 차지한다.
아이폰에 밀려 고전했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괄목할 만한 성과다.
휴대전화는 전세계적으로 6430만대가 팔려 3분기 연속 6000만대 이상 판매량을 기록했다. 계절적 비수기인 1분기로는 역대 최고 기록이고,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의 증가세를 보였다.
휴대전화 부문의 선전은 세계 휴대전화 판매량 1위 업체인 노키아의 1분기 실적과 비교하면 확연히 드러난다.
이 기간동안 노키아의 휴대전화 판매량은 1억78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7% 증가했으나 전기 대비로는 15.1%나 감소했다.
특히 휴대전화 평균판매가격(ASP:Average Selling Price)은 61.8유로(한화 약 9만700원)로 전기 대비 4.1% 하락했다.
더욱이 스마트폰 ASP가 155유로(한화 약 22만7500원)로 전기 대비 16.7%나 떨어져 전체 ASP하락을 이끌었다. 이는 소비자들이 노키아에 대해 저가 스마트폰 제품에 대해서만 기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반 프리미엄 제품인 풀터치폰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배 정도 팔렸기 때문"이라며 "(스마트폰을 제외한 일반 고가폰) 시장에서는 특별한 경쟁자가 없는 상태"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이같은 기대 이상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휴대전화 시장의 최강자 자리는 애플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ASP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애플은 올해 1~3월(미국회계기준 2분기)에 매출액 135억달러(한화 약 14조9530억원), 순이익 30억7000만달러(한화 약 3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9%, 90% 늘어난 수치다.
깜짝 실적의 1등 공신은 아이폰. 아이폰 매출은 전체 매출중 40%를 차지했다.
이 기간중 아이폰은 875만대 팔리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131%나 증가했다. 특히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시장 판매가 474%나 늘면서 매출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
특히 아이폰의 ASP는 600달러(한화 약 66만4620원)으로 다른 경쟁업체들이 범접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LG전자, 노키아, 모토롤라 등의 스마트폰 ASP는 200달러를 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애플은 60만원이 넘는 가격에 팔면서도 판매량은 오히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늘린 것이다.
삼성전자 휴대전화의 1분기 선전에는 신흥시장에서의 약진이 밑받침이 됐다.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신흥시장 점유율은 작년 4분기 16%에서 올해 1분기 20%로 상승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전세계 시장점유율이 2%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다. 다시 말해 아이폰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적은 신흥 시장에서 실력 발휘를 했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흥시장에서 일반 프리미엄 제품이 팔린 것은 긍정적이지만 삼성전자로서는 앞으로 출시될 고가 스마트폰 제품들이 ASP와 수익성을 높이는 데 좀더 기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하반기 잔치상 주인공은 누구?...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진검 승부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폰4G를 비롯해 올해 몇 가지 더욱 특별한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삼성전자는 지난 27일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탑재된 스마트폰 '갤럭시 A'를 출시한 데 이어 6월에는 아이폰4G에 대적할 '갤럭시S'를 내놓을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내에서는 벌써부터 갤럭시S가 아이폰4G를 능가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 김환 무선사업부 상무는 이날 1분기 실적 관련 컨퍼런스 콜에서 "2분기에는 스마트폰 사업에 집중하고 두 자릿수 이익률을 유지하겠다"며 "특히 북미지역에서의 1위 자리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북미 시장에서 사상 최대인 4850만대의 휴대전화를 출하해 25.7%의 시장점유율 기록하며 분기 기준이 아닌 연간 기준으로 모토로라를 제치고 처음으로 1위에 오른 바 있다.
올해 하반기 휴대전화 시장은 스마트폰 분야에서 삼성전자가 애플을 얼마나 따라잡느냐로 판가름날 전망이다. 결국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폰의 대결로 압축되는 형국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50% 이상의 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가 올해 다양한 휴대전화 라인업으로 애플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유진 토러스투자증권 차장은 "삼성전자가 아이폰 하나뿐인 애플보다 이동통신사가 원하는 제품을 즉각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월등하다"면서 "신흥 시장에서 점유율을 계속 높이는 동시에 고가 안드로이드 폰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와는 별도로 독자적 OS인 '바다'를 어떤 전략으로 가져갈 것인가와 바다OS에 얼마나 많은 개발자들이 들어오느냐도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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