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우리나라 외교부 소속 재외공관 직원들의 근무 기강이 극도로 해이해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사진=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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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2020년 재외공관 10개소에 대한 외교부 자체 감사 자료에 따르면, 주남아공 대사관·주인도 대사관·주교황청 대사관·주포르투갈 대사관 등 10개소의 재외공관에 총 116건의 ‘기관주의’ 조치가 통보된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많은 21건의 ‘기관주의’ 통보를 받은 주(駐)인도 대사관의 경우에는 행정직원이 비밀자료를 보안USB 등 비밀 영역에 보관하지 않고 일반자료로 취급 관리하다 적발됐고, 특근매식비도 허위 영수증을 첨부해 집행 처리해 오다 적발됐다.
또 다른 예로 주 남아공 대사관은 공관장 배우자가 본부의 승인도 없이 총 4차례에 걸쳐 동반 출장을 다녔고, 이 과정에서 여비로 3008달러(한화 340만원 상당)를 지출했다. 아울러 영사수입금을 행정직원의 개인 명의 계좌로 송금받고, 자금출납부도 작성하지 않는 등 회계 투명성을 훼손한 사례도 적발됐다.
주 프랑크푸르트 총영사관의 경우에는 공관 직원 개인이 부담해야 할 주택 월임차료를 공관 예산으로 지급한 사실이 적발됐고, 주 포르투갈 대사관에서는 선물용 주류가 행정시스템상 재고보다 27병이나 부족하는 등 주류 입출고 관리 부실로 ‘기관주의’를 받는 등 대다수 재외공관에서 크고 작은 규정 위반 행위가 잇따랐다.
이에 김 의원은 “외교부의 근무 기강이 멀리 떨어져 있는 재외공관에까지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지만, 외교부의 솜방망이 처벌로 인해 근절되지 못하고 있다”며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펜데믹 상황에서 우리 재외공관의 근무실태에 대한 면밀한 감사를 통해 재외공관의 역량을 보다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