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신용등급의 운명은? 리테일 IPO '완결'이 핵심

  • 등록 2016-06-15 오전 6:30:00

    수정 2016-06-15 오전 6:30:00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사실상 그룹내 지주회사 역할을 맡고 있는 이랜드월드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인해 비상이 걸린 이랜드그룹이 킴스클럽을 매각한데 이어 중국내 대표 브랜드인 티니위니 매각까지 빠르게 진행하면서 한숨 돌린 모습이다. 그러나 신용평가사들은 이랜드리테일의 기업공개(IPO)가 제대로 성사될 때까지는 연결차입금 5조5000억원에 이르는 이랜드그룹이 신용등급 강등추세를 되돌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킴스클럽·티니위니 매각효과 제한적…실적악화 우려도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가 지난 10일 평정을 통해 이랜드월드 신용등급을 종전 `BBB+`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국내 3대 신용평가사가 부여한 이랜드월드 신용등급(전망)은 모두 `BBB(부정적)`으로 키 높이가 맞춰졌다. 김광수·강철구 한기평 평가전문위원은 “이랜드그룹은 연말까지 총 1조5000억원 정도의 차입금을 줄일 계획이지만 사업 경쟁력이 악화되면서 이미 재무부담이 과중한 수준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랜드그룹이 자구책을 마련하고 가장 먼저 진행한 킴스클럽 매각으로 4000억원 안팎의 현금 유동성을 확보했지만 이것만으로는 재무구조를 개선시키는데 한계가 있는데다 주력분야인 패션사업이 성수기인 1분기에도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면서 전체 회사 실적 부진을 초래했다. 한국신용평가도 “킴스클럽 매각만으로는 이랜드그룹의 신용등급 하락을 방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중장기적으로 킴스클럽에서 벌어들인 이익이 이랜드그룹 실적에서 빠지는데 비해 매각가격이 그다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이랜드그룹이 추가 자구안으로 내놓은 티니위니 매각은 재무구조에 어느 정도 숨통을 틔워주겠지만 추가등급 하락을 방어하는 수준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앞서 이랜드그룹은 지난 7일 총 10여곳의 인수후보들 가운데 1조원 이상의 인수금액을 써낸 5개 기업을 최종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로 선정했다. 7월초 본입찰에서 인수 대상자를 선정하고 7월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해 9월중 매각 일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티니위니 매각가격을 1조2000억원 안팎으로 가정할 경우 원리금상환능력(순치입금/에비타 지표)이 개선되면서 등급 하락 가능성을 방어할 순 있지만 추가적인 영업실적 하락을 감안하면 여전히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랜드리테일 IPO 관건…성사땐 불확실성 상당폭 해소

결국 눈에 띄는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거두기 위해선 이랜드리테일 IPO까지 완결해야한다. 정혁진 한신평 연구원은 “이랜드가 추진하고 있는 자구계획에 대한 시나리오 테스트 결과 킴스클럽과 티니위니 매각만으로는 재무적 불확실성을 충분히 해소하기 어려운 만큼 등급 하향압력도 계속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랜드리테일 IPO 성사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이랜드리테일 IPO까지 완결할 경우 재무적 불확실성은 상당히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부정적`이라는 꼬리표가 달려있는 등급전망을 `안정적`으로 바꿔놓을 수 있는 수준의 재무지표 개선을 충족할 수 있다는 얘기다. IPO는 사업부 매각과 달리 기존 사업 경쟁력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자본 확충과 차입금 축소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수치로 나타나는 이상의 재무개선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상장 준비기간을 감안하면 단기간내 완료하기 어렵고 이랜드가 과거에도 몇차례 계열사 상장을 검토하다가 철회한 전례가 있어 향후 진행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게 크레딧업계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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