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규제나 환율 등 현재 업계 상황만 놓고 보면 경쟁국인 중국, 일본보다 한국이 유리한 국면이라는 점에서 발주 실종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클 수 밖에 없다.
1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빅3인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은 올 1분기 굵직한 조선 수주 소식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저유가 기조가 장기화하고 있어 선박 수요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1위 해운사인 머스크가 발주에 나서면 다른 선주들도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며 “작년 실적이 반토막난 머스크가 구조조정까지 진행하는 상황이어서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16척, 45만CGT(표준화물 환산톤수)로 지난 2009년 5월 18척, 28만CGT를 기록한 이후 6년반만에 발주량이 가장 적었다. 그나마도 대부분 중국(10척)이 수주했고 국내 조선사들은 지난달 수주 ‘0(제로)’의 굴욕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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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과 같은 발주 급감 상황에서 당장 추가적인 수주 소식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조선 빅3의 공통된 목소리다. 게다가 지난해 8조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한 국내 조선사들은 올해 수주 전략을 ‘양보다 질’ 중심으로 세우고 예전보다 수주 경쟁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현재 주변 상황만 놓고 보면 국내 조선업계에 유리한 측면이 적지 않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올해부터 적용하는 대기오염방지 3차 규제(TierⅢ·티어3)는 친환경 기술이 뒤처지는 중국 조선사들에게는 부담이 되는 부분이다.
엔진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을 1킬로와트(kWh)당 3.4그램(g) 이하로 줄여야 하는 티어3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벙커C유가 아닌 LNG(액화천연가스)를 원료로 하는 엔진을 탑재하거나 기존 엔진에 질소산화물 저감장치를 추가로 장착해야 한다. 이에 따른 추가 비용은 적어도 200만~3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환율 측면에서는 달러화와 엔화 강세, 원화 약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국내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커졌다. 지난해 엔저를 앞세워 수주 점유율을 전년 대비 5.5%포인트 끌어올렸던 일본 조선업체들이 다시 수주 경쟁에서 밀려나고 한국 조선사들이 그 과실을 따먹을 수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이나 티어3 규제는 경쟁국과 비교했을 때 기회가 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올해는 2009년 이후 최악의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발주가 없어 아쉬움이 더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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