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 무너진 환율..어디까지 밀릴까

"1120원대까지 떨어질 듯"..당국개입 등 변수
  • 등록 2012-01-25 오전 9:10:39

    수정 2012-01-25 오전 9:10:39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한 달 넘게 환율의 박스권 하단으로 자리잡았던 1140원이 결국 무너졌다. 예상을 뒤엎는 미국의 고용지표 개선과 유로존 국가들의 잇따른 국채 입찰 성공 등으로 외환시장의 분위기가 급격하게 달라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단기간 내 환율이 1120원까지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 6주만에 1130원대 진입..유럽위기 `주춤`

지난
▲ 단위: 원
20일 달러-원 환율은 전일보다 2.8원 내린 1134.3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일 환율은 1140원대 밑으로 떨어졌고 작년 12월8일 1131.4원(종가 기준) 이후 6주 만에 처음이다.     연초 유로존 국가들이 무더기로 신용등급을 강등당했지만 불확실성 제거로 받아들이며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이탈리아 등 재정 불량국가들의 국채 입찰이 탈없이 마무리돼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시중은행 한 외환딜러는 25일 "한동안 환율이 특별한 방향성 없이 1140~1160원 박스권에 갇힌 채 움직였다"면서 "그러나 유로존에 대한 시장의 내성이 커져 1140원이 깨졌다"고 말했다.   ◇ 1차 지지선 1128원.."뚫리면 1100원"

1140원이 무너지면서 당분간 이 레벨이 강력한 저항선으로 작용할 예정이다. 수급 측면에서도 달러에 대한 수요보다 공급이 우위에 설 것으로 예상돼 환율이 상승세를 타기에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삼성중공업(010140)이 2조6000억원 규모로 해양 플랜트를 수주하는 등 수출업체들의 수주 소식이 줄을 잇고 있다. 올해 중공업체들의 일반 상선 부문 부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해양 플랜트 부문의 선전이 기대되고 있다. 작년 주요 3개사의 해양플랜트 수주비중은 50% 이상이었고 올해는 70%~80%수준이 예상된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1차 지지선을 120일 이동평균선인 1128원으로 보고 있다"면서 "만약 이 레벨이 무너진다면 환율은 겉잡을 수 없이 밀려 빅피겨인 1100원에 직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물가 안정위해 환율하락 용인? 다만 외환당국의 개입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가 안정을 위해 일정수준의 환율 하락을 용인할 공산이 크지만 이달 무역수지 적자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채상각 협상을 벌이고 있는 그리스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여부도 환율의 방향을 순식간에 돌려놓을 수 있다.

또 다른 외환딜러는 "새해벽두부터 대통령이 물가 안정을 강조해 당국 입장으로서 환율 하락을 반기는 입장"이라면서 "그러나 수출 둔화에 따른 국내 경기의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어 이를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당국은 강력한 달러 매수 개입은 아니더라도 속도 조절에는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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